사회 사회일반

"법 지키고 대화 통한 상생 원칙… 한국형 노사모델 만들어야"

■ 박근혜 당선인 무협·경총 방문<br>"화합이 국민통합 견인"<br>노사 자율은 존중하되 극단적 불법투쟁 개선<br>U턴기업 세제·금융지원… 일자리 창출과 연계 유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해 이희범 경총 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 받고 있다. /손용석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근혜노믹스'의 경제운용 방향과 내용을 내놓았다.

경제민주화를 목표로 하면서도 일자리와 성장을 이끌어낼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기업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당부가 이어졌다. 당선인은 무역협회 방명록에 "무역인과 함께 경제부흥을 이루겠습니다(사진)'라고 써 이 같은 구상의 일단을 내비쳤다.


세부적인 실천방안으로는 ▲법과 원칙에 기반한 노사관계 확립 ▲일자리 유지와 창출을 통한 성장률 제고 ▲해외에서 돌아오는 U턴기업에 대한 세제ㆍ금융지원 ▲무역투자진흥회의 도입을 통한 무역활성화 등을 꼽았다.

박 당선인의 이 같은 경제정책 구상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 박근혜 정부의 경제 라인이 꾸려진 직후 나온 것이어서 향후 개별 부처가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은 원화가치 안정과 함께 법과 원칙에 기반한 노사관계를 수립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뒀다. 그는 "앞으로 경총과 한국노총, 경영자 대표, 노동자 대표 등과 긴밀하게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노동 문제를 협의하겠다"며 "한국형 노사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국민들에게 공약으로 내세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년 60세 연장, 중산층 70% 확대, 고용률 70% 달성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함께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대화를 통한 상생을 노사 문제 해결의 대원칙으로 제시한 뒤 두 가지 조건으로 노사자율 원칙 존중, 극단적 불법투쟁 개선을 내세웠다. 그는 "노와 사가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율원칙을 존중하겠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양쪽 모두 양보하거나 희생할 필요도 있다"며 고통분담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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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박 당선인 측의 한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일찌감치 노사화합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조만간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노사화합이야말로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시대를 견인하는 단초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정리해고, 대량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반대로 고용유지와 신규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세제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노동자에 대해서는 정년연장을 보장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청년고용을 위해 일정 수준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법과 탈법 노사문화에 대해서는 '무관용(No Tolerance)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박 당선인은 "극단적인 불법투쟁,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개선해가도록 하겠다"면서 "법과 질서가 존중되는 노사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불법적인 관행들은 이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산층 70% 복원' 프로젝트를 위해 일자리 창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중국ㆍ동남아로 빠져나간 제조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세제ㆍ금융지원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U턴기업들이 국내에서 효자 노릇을 하고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힘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U턴기업들의 노하우를 살려 해외시장 개척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국내 일자리 창출로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청년 구직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에 '국가직무능력표준'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청년 구직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진학률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학벌이 아니라 능력 위주의 사회로 전환되고 기업이 직무능력표준에 따라 평가하고 대우하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자연스럽게 진학률도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은 교육과 일자리를 연계하기 위해 모든 직종에 요구되는 직무능력을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하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능력 중심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이 같은 제도를 공공기관부터 우선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민간기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기업인들은 무역진흥을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무역투자진흥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고 박 당선인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박 당선인은 "정부가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ㆍ기술난ㆍ자금난 해결을 위해 무역협회와 정부가 함께 지원방안을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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