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권 오토론 판매 '찻잔 속 태풍'

시중은행들이 올해 들어 야심차게 내놓은 오토론(자동차구매자금 대출)이 ‘찻잔 속 태풍‘ 수준에 그치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3개 시중은행의 오토론은 올해 2월 첫 상품 출시후 판매액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지만 그 총액은 지난 8개월여간 2,000억선에 턱걸이했다. 3개 은행의 오토론 월별 신규 판매액은 ▦2월 5억원 ▦3월 40억원 ▦4월 156억원 ▦5월 225억원 ▦6월 353억원 ▦7월 353억원 ▦8월 400억원 ▦9월 1~28일 415억원으로 추세적으로는 점진적 증가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연간 10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서 새 발의 피 수준이란 게 금융권의 평가다. 은행권의 오토론 판촉 경쟁 역시 미적지근하다. 그나마 신한은행은 ‘신한 에스모어 마이카대출’을 적극 홍보 중이지만 우리은행의 ‘우리 브이 오토론’, 하나은행의 ‘오토론 와이드‘는 상품명조차 소비자들에게 생소할 정도라는 게 차 할부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총2,000억원선의 오토론 판매액 중 대부분은 3개 시중은행중 1곳이 독식하는 구조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은행권 오토론이 이처럼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일부 캐피털사들의 초저금리 할부 공세와 차할부금융시장 판매네트워크를 은행들이 극복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 할부금융의 80~90%대 물량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경우 최근 일부 신차에 대해 무이자나 연 1%의 초저금리 할부 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은행의 오토론 금리가 이보다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겐 별다른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차 할부상품은 사실상 자동차영업사원들이 고객에게 차를 팔면서 (할부제휴점 등을 통해)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판촉이 이뤄지기 때문에 은행 지점에서만 판촉이 가능한 은행 오토론 상품은 애초부터 고객에게 소개될 기회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 오토론은 캐피털사의 자동차할부 상품과의 금리ㆍ서비스 경쟁을 활성화시켜 소비자 후생을 넓혀 주는 공익적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판촉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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