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김중수 총재 "금리 정상화 신중하게"

대한상의 강연… "올릴땐 경제 충격 주지 않도록 해야"

1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한국은행 총재 초청 조찬간담회' 에서 김중수 총재가 국내외 경제현안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위기 극복 과정의 금리정상화는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며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고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의 발언은 점진적인 금리인상에 대한 확고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재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최고경영자(CEO) 조찬 간담회 강연에서 "금리는 올리는 것도 내리는 것도 어렵다"며 "특히 올릴 때는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고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적정 금리 수준은 각국의 성장 잠재력에 따라 다르다"며 "경제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금리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앞을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며 징검다리식 금리인상을 지속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총재는 적정 금리 수준과 관련해 "성장 능력을 감안해야 한다"며 "100미터를 20초에 달려도 숨을 헐떡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8초에 달려도 쉽게 뛰는 사람이 있다. 각자의 역량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성장과 소득 간 괴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유가 등) 수입물가는 많이 오르는데 수출물가는 그만큼 안 올라 수익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이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지난해에는 내수 기여도가 더 높았으며 올해는 수출과 내수의 기여도가 절반씩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가격과 금리 결정의 관계에 대해서는 "자산 가격에 대한 고려는 물가안정보다 금융안정에 대한 것"이라며 "집값 상승을 감안해 금리를 바로 올린다고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QE2) 종료에 따른 불확실성도 언급했다. 그는 "QE2 종료 이후 해외자본의 움직임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QE2 종료에 따른 달러 가치 상승으로 해외자본이 급격히 유출되면서 자본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이 단독조사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와 관련해 "한은도 최소한의 정보는 갖고 있어야 한다"며 "최종대부자로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중앙은행이 무엇을 알고 할 것인지 기본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총재는 성추문으로 낙마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임과 관련해 "차기 총재는 신흥국에서 나왔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자신의 IMF 총재 임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은에서 할 일이 많다"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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