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안화 절상 속도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원ㆍ달러 환율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초부터 역외 세력들의 공세로 원화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對中) 환율 압박이 강화될 경우 ‘쏠림 현상’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위안화의 대미 달러화 환율은 8.0471위안으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중국의 춘제 연휴(1월29일~2월4일) 이후 위안화는 지난 6일 위안화 기준환율이 8.0560위안으로 떨어지는 등 7영업일 가운데 5일이나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다. 지난해 7월21일 절상된 후 월평균 0.1% 안팎에서 움직였던 점을 감안할 때 일주일 동안의 절상폭(0.17%)은 매우 큰 편이다.
한은은 아직 위안화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다만 중국 경제 내부적으로 환율제도의 유연화 필요성이 점증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절상속도가 종전보다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소개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도 위안화 이슈가 글로벌 경제에 매우 중요한 테마이지만 외환시장이 이 재료를 거의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주장처럼 원ㆍ달러 환율은 위안화의 절상속도보다는 롯데쇼핑 달러 환전물량과 21일 예정된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 국내 수급상황에 영향을 주는 재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 물량은 1년 동안 분할 매도될 예정이어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1월 FOMC 의사록 내용에 따라 국내 시장이 단기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 수급을 엿볼 수 있는 지표로 오는 27일 국제수지 동향 발표가 예정돼 있어 원ㆍ달러 향방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2월 무역수지 흑자폭 역시 지난해 같은 달(20억달러 흑자)에 비해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역외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지난주보다 5원40전 떨어진 967원20전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