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큰형 이상은(74)씨가 전국 9곳에 50만5064㎡(15만2700평)의 땅을 매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9일 보도했다.
또 둘째형인 이상득(72) 국회 부의장은 전국 9곳에 걸쳐 10만2819㎡(3만1000평)의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부동산 매입은 1970년대 초·중반에 주로 이뤄졌으며 특히 경기 이천 땅(54만4526㎡)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에 따르면 이 후보의 맏형 상은씨는 73∼89년 7차례에 걸쳐 이천군 호법면 주미리·송갈리 일대 임야·전답·목장용지 등 31개 필지 48만871㎡를 매입했다.
이상득 부의장도 72∼86년 자신과 부인 최모씨 명의로 호법면 일대 19개 필지 6만3655㎡를 사들였다. 특히 부인 최씨는 이곳의 논과 밭을 사들이면서 주소지를 호법면 송갈리 산34로 옮긴 뒤 14개 필지 1만6845㎡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에도 농지법 등은 외지인에게 농지매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5선의 이 부의장은 93년 국회의원 첫 재산공개 당시 이 같은 내용을 모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 형제가 집중 매입한 이천 땅은 하이닉스반도체 이천 공장에서 6∼7㎞ 떨어진 곳으로 차로 10분 이내 거리다. 이천 지역은 현대전자 전신인 국도건설이 땅을 대량 매입해둔 곳이다. 또 현대건설 계열사였던 동서산업(75년 독립)이 이천종합콘크리트 공장을 건설하는 등 현대그룹의 사업용지 매입이 활발했던 곳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시 현대그룹의 신사업에 대비한 부지확보는 현대건설에서 맡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닉스 공장부지를 결정할 당시 그룹이 갖고 있던 부지 중 이천 지역은 수도권에 인접하고 신속한 설비투자 완성을 위한 공사기간 단축이라는 목표에 부합하는 최적의 곳이었다"고 말했다.
상은씨 소유의 이천 땅은 2004년 6∼7월 모두 동생 이상득 부의장의 장남 지형(41)씨에게 증여됐다.
상은씨는 이천 땅 외에 제주 서귀포시 상효동 과수원(6013㎡) 등 전국 8곳에 토지와 건물 2만4193㎡를 소유했다. 제주 땅은 매입 다음해인 78년 서귀포 중문관광단지가 착공되는 개발 호재로 매입 당시 평당 1만원에서 현재 3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 땅 관리인의 월급은 매입 때부터 동생인 이상득 부의장이 매월 25만∼50만원씩 지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 부의장측은 "이천 지역은 70년대 초반 형과 아버지가 목장 개발을 시작한 곳"이라며 "부인 최씨의 현지 주소 이전은 시아버지의 묘답을 장만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