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서비스도 이젠 안방에서"인터넷이 환자들을 의료서비스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일일이 예약을 해가며 간단한 검진결과를 확인하거나 약이 떨어져 똑같은 처방전을 구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야만 했던 불편을 인터넷 의료서비스 사이트가 해결해주면서 보수적인 의료계에 변화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션트사이트(PATIENTSITE.CAREGROUP.ORG)」는 현재 미국 보스턴지역에서 40명의 의사와 750명의 환자들을 연결, 인터넷으로 의료자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시험서비스 단계에 불과하지만 보스턴의 6개병원 네트워크인 케어그룹이 시작한 이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의료기록을 제공하는 미국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X레이를 촬영하거나 혈액·소변 검사 등을 하고 난 뒤 대기실에서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며칠 뒤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환자들은 검진결과가 나오면 의사들의 상세한 설명이 담간 검진결과를 집이나 사무실의 컴퓨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결과에 의문이 생기거나 의사의 추가진찰을 원하면 E메일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고 진료예약을 할 수도 있다.
의사들 역시 채 5~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고 진단을 내려야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과의사인 리치 파커는 『이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오진에 대한 공포를 상당히 덜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환자와 의사 양측의 반응이 좋아 케어그룹측은 조만간 서비스 지역을 미국 전체로 확대하고 100만명의 환자들을 회원으로 확보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 어디서나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편 이 서비스에 대해 환자들이 진찰결과를 잘못 해석하거나 개인의 의료기록이 불법적으로 누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메사추세츠주 의사회의 정보기술위원회 의장인 토마서 설리번은 『현재로선 완벽한 정보보안 기술이 없기 때문에 해커가 의료정보를 빼낼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케어그룹측은 이 회사의 암호기술은 은행이나 증권회사가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다며 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 활용능력에 대한 의사들의 전반적 무관심도 서비스확대의 걸림돌이다. 의료정보전문기관인 지멘트사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257명의 의사 가운데 인터넷을 통해 업무를 보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8/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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