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싫어요.`
울산이 브랜드로 사용되는 것이 기피되고 있다.
기피 현상이 가장 심한 분야는 향토 농산품. 울산에서 생산되는데도 `울산`이란 이름을 빼고 다른 이름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울주단감, 서생난, 서생배, 농소 호접란, 간절곶 미역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울산이 공업도시와 공해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해 판매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배의 경우 울산의 나쁜 이미지 때문에 서생배로 국내에 유통되고 있으나 신고리 원전 2~4기가 서생면에 들어서는 것이 확정되면서 자칫 판로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현지 재배 농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들 생산 지역은 공단과 멀리 떨어져 있어 청정지역으로 꼽힌다. 배가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서생지역의 경우 동해안에서 불어오는 해풍 등 천혜의 환경을 갖춰 당도가 뛰어난 배 생산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으며 실제 이 곳에서 생산된 배는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간절곶은 전국 육지에서 해가 가장 일찍 뜨는 곳인 데다 청정 동해안을 끼고 있어 해마다 연말연시를 맞아 수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고 북구 농소는 개발이 급속히 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재배시설 명칭도 울산은 기피 대상이다. 울주방울토마토수출농단이 대표적인 예. 지역 8개 토마토 재배농가의 공동생산 및 판매장인 이 곳은 울산시와 울주군 등의 예산을 일부 지원받아 최근 완공했지만 정작 이름은 `울주방울토마토수출농단`으로 명명됐다.
사업장 이름도 울산이 홀대 받고 있다. 반도체 및 전자부품 생산업체인 S사의 경우 사업장은 울산시 울주군에 소재하면서도 사업장 명칭은 부산사업장으로 명명하고 있다. 이는 울산이 노사분규 이미지가 강해 국내외 바이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데다 울산이 인근 부산에 비해 교육, 문화 등 생활여건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고급 인력 채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토산품과 생산품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울산이란 명칭 사용이 불가피한데도 오히려 기피되고 있다”며 “공해와 노사분규로 과장된 도시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