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청약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이 독특한 설계와 마케팅을 내세우며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워크아웃 중인 동문건설(시공능력평가 85위)은 지난달 말부터 부산 부산진구에서 '부산서면 동문 굿모닝힐'을 분양하고 있다. 부산 최초로 100% 완공 후 분양해 바로 입주가 가능한 단지라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1일 1순위 접수 결과 평균 11.5대1의 높은 경쟁력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37위인 극동건설이 8월 대구 남산에 분양한 웅진스타클래스도 좋은 청약성적을 보인 경우다. 모회사인 웅진그룹과 연계한 교육특화시스템(웅진 싱크빅 교육센터)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총 910가구 모집에 3,128명이 접수해 평균 3.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63위인 반도건설은 4월 김포 한강신도시에 전용면적 59㎡형에 중대형에서나 볼 수 있던 4.5베이의 평면을 적용해 인기를 끌었다. 청약경쟁률은 평균 1.08대1로 동시에 합동 분양한 대우건설(시공능력평가 6위)의 푸르지오(청약경쟁률 0.61대 1)보다 높은 성적을 올렸다.
4월 분양한 코오롱건설(시평 22위)이 대구시 수성구에 공급한 '대구 수성못 코오롱 하늘채'도 수납공간을 특화한 '칸칸 시스템'으로 소형 평형인 59㎡가 모두 순위 내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중견 건설사들의 이 같은 선전에 대해 대형 건설사에 비해 뒤처지지 않도록 중견 건설사 스스로 분양가나 상품을 경쟁력 있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꼽았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중견 건설사는 평면이나 분양가ㆍ조경 등에서 대형 건설사와 차별화가 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있을 수 없다"며 "회사 측에서 수익이 덜 나더라도 다음 분양을 위해서 수요자들의 선호에 맞는 상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이 주로 들어가는 곳은 입지가 좋은 택지지구"라며 "택지지구의 경우 편의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재건축ㆍ재개발 분양처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민감도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