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입 먹거리의 과다한 납 성분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시중에 유통 중인 중국산 차(茶)에서 잔류허용기준보다 23배나 많은 납 성분이 검출됐다. 일부 제품에서는 카드뮴과 농약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수입차의 상당수가 높은 관세를 피해 비정상적 경로를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것으로 추정돼 이에 대한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최근 시중에 유통 중인 국내산 차 29종과 수입산 차 30종 등 59종을 수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통해 농약 및 중금속 잔류 여부를 시험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소보원에 따르면 59개 제품 중 인터넷쇼핑몰 몰리의 ‘용정차’에서 납이 허용기준 5.0ppm보다 23.4배나 많은 117.22ppm이 검출됐다. 또 국내산 중에서는 신세계이마트의 PB상품, 이플러스순녹차에서 허용기준보다 많은 5.4ppm의 납이 검출됐다.
농약 성분이 허용기준을 넘는 제품도 있었다. 용정차와 같은 쇼핑몰의 중국산 ‘철관음’에서는 살충제인 비펜스린이 0.96ppm 검출돼 허용치를 3.2배 초과했다. 이플러스녹차와 중국산 철관음 제품에서는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은 농약 성분 엔도술판(Endosulfan)과 사이퍼메트린(Cypermethrin)도 검출됐다.
또 중국산 국화차ㆍ우롱차ㆍ대잎차ㆍ야생고정차 등 5개 제품에서는 카드뮴이 최고 0.47ppm까지 검출됐다. 카드뮴은 국내 허용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만성 중독시 신장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중금속이다. 이밖에 일본산 원료를 사용한 국내산 순이슬가루녹차에서는 농약 성분 할펜프록스(Halfenprox)가 검출됐다.
김정호 식의약안전팀장은 “국내 차 소비량이 매년 급증하면서 외국산 차가 대량 수입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관세를 피해 정식 통관절차 없이 국내로 반입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사대상 수입차의 60%가 한글표시가 없을 정도로 허술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