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가장 주목되는 것은 세계 주요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이다. 사이버 안보 논란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부터 중국 경제 문제, 인권, 중국인 부패관료 송환 문제에 이르기까지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25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어디까지 의견접근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 핵 문제와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해서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는 만큼 논의에 가시적인 성과도 기대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오는 2017년부터 중국 내 온실가스 배출에 가격을 매기는 제도 시행방침을 정상회담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핵심이익'이 걸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서는 양국의 강경한 입장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양국은 우발적 군사충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두는 선에서 일단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중 군 당국이 긴급상황 시 핫라인을 통해 연락을 취하도록 한 '군사위기통보'와 공중에서 조우한 군용기의 안전행동규칙 등 두 개의 합의문건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합의내용은 2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공식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처럼 첨예하게 얽힌 양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해 정상회담 전날 비공식 실무 만찬을 통해 주요 의제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의 카메라에는 두 정상이 넥타이를 푼 편안한 차림으로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얼어붙은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다시 한번 돌파구를 모색한다. 로이터통신 등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뉴욕의 총회 회의장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 백악관도 미국·러시아 정상 회동 계획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1년 만에 이뤄지는 두 정상의 회동은 그러나 시작되기도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로이터는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반군에 대한 러시아 군사 지원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인 반면 러시아는 시리아 문제에 초점을 두는 등 양국이 핵심 의제를 놓고 벌써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 회동이 열리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의 요청에 응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반면 러시아 측은 "양국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최근 양국 갈등이 표출된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와 함께 푸틴 대통령의 연내 일본 방문 여부에 대해서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정상들의 외교 행보는 총회의 막후에서 진행되는 양자 간 협의에 그치지 않는다. 정상들은 총회 연설을 통해 전 세계를 향한 각자의 메시지를 발신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24일 워싱턴에서 최초로 미국 상·하원 의회 연설에 나서 이민자 문제와 기후변화를 비롯해 종교갈등·사형제도 등 폭넓은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하며 미 의원들을 사로잡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 유엔총회 연단에서 전 세계를 향한 메시지를 던졌다.
28일에는 임기 중 마지막 총회를 맞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총회 연설에 나서는 시 주석, 10년 만에 총회를 찾는 푸틴 대통령, 최초로 유엔 연단에 오르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등이 줄줄이 연단에 오른다. 아베 총리는 29일 연설을 통해 집단자위권 관련법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