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국 경제 체력 튼튼, 테이퍼링 영향 벗어나"

미 연준 "외부변수에 잘 견뎌"

대만과 함께 모범사례로 꼽아

"인도·브라질 등은 위기 자초"

신흥국불안 초래 비난에 반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국·대만을 모범사례로 들며 인도·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은 위기를 자초했다고 비판하는 공식보고서를 내놓아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이후 신흥국 위기가 불거진 후 연준이 특정 신흥국의 문제점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보고서를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오는 22~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국제공조를 무시하고 마이웨이를 선언한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신흥국 불안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올 게 뻔하자 선제공격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11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에 제출한 '금융정책 보고서'에서 "브라질·인도·터키 등은 최근 자본탈출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 외환시장 개입 등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서명한 이 보고서는 "이들 국가가 해외 투자가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인플레이션 하락, 정부부채 감소,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번 보고서는 다음주 G20 회의에서 연준 테이퍼링을 둘러싼 논쟁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며 "옐런 의장과 제이컵 루 재무 장관도 신흥국에 대해 더 공격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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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지난해 중순 연준의 테이퍼링 시사 이후 신흥국 금융시장은 외화유출, 통화 및 국채 가격 하락 등의 충격을 겪었지만 정작 자산매입 축소 조치를 단행한 12월에는 잠잠했다"며 "올해 1월 말 신흥국 불안은 테이퍼링 외에 중국 제조업 둔화 우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급락, 터키의 통화가치 방어 등이 촉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 등 신흥국 인사들은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의 통화 정책이 신흥국을 혼란에 빠뜨렸다"며 국제 금융협력 복원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보고서는 15개 신흥국을 대상으로 새로 만든 '취약성 지수'까지 제시하며 터키·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대탈출)는 그만큼 경기 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수에 따르면 한국과 대만은 4.0 정도였고 중국과 말레이시아·멕시코 등은 5.0~10.0에 포함됐다. 반면 터키·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 등은 10.0 이상으로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한국은 연준 테이퍼링 우려에도 지난해 4월 말부터 지난 6일까지 통화가치가 중국과 더불어 유일하게 절상된 신흥국으로 나타났다.

취약성 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국가부채 비율 △외환보유액 △최근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 △지난 5년간 민간 부문에 대한 금융권 신용대출 추이 5개 지수를 종합해 산정했고 수치가 높을수록 경제 취약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보고서는 "외부 사정은 비슷해도 신흥국 자산 투매현상은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가들은 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 등이 재정·통화·구조개혁 등을 꾸준히 지속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으름장도 놓았다. 이들 신흥국이 연준 출구전략에 대응해 통화긴축과 같은 단기 대책에 의존하는 바람에 성장률 둔화라는 또 다른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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