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내장에서 사고발생

제5보(74~100)


백74의 침입은 정말이지 너무도 기분좋은 곳이다. 반대로 흑이 이 방면을 지키는 것과는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다. 안팎으로 따지자면 20집 이상의 가치가 있는 큰 자리였다. 그렇긴 해도 그곳보다 더 급한 곳이 있었다. 좌상귀의 시한폭탄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것이다. 흑85가 놓이는 순간 조훈현은 자기의 판단착오를 깨달았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으악이데요, 으악. 전혀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그쪽을 보강했겠지잉.” 그가 척척 놓아보인 것이 참고도의 백1 이하 5까지였다. 실전보의 74로 그렇게 두었어야 했다는 얘기. 그것으로 백이 편안하게 이긴다는 얘기였다. 백86, 88은 일단 이렇게 저항하는 수밖에 없는데 흑89가 짜릿짜릿한 급소였다. 백진의 내장에서 사고발생이다. 결론은 패. 다행히도 한 수 늘어진 패라는 사실이 백으로서는 위안거리지만 흑은 우상귀 방면에 절대적인 팻감이 여럿있으므로 희희낙락이다. 검토실의 분위기는 갑자기 바뀌었다. 백승 무드에서 그 반대로. 서봉수9단이 탄식을 했다. “보고 있던 사람과 못 보고 있던 사람의 차이야. 조훈현이 콧잔등에 화살을 맞은 셈이야.” (97…91. 100…94)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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