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총파업 첫날 혼란은 없었다

■ SC제일銀 영업점 분위기<br>예고된 파업에 비까지 내려 고객 발길 뜸해 한산한 창구<br>지점서비스 이원화 불구 장기화땐 고객불편 불가피

비가 구제해준 것일까. 성과급제 도입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어온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7일 오전 서울 종로 SC제일은행 본점 상담창구에는 찾아온 고객들이 적어 파업의 영향은 거의 없었다. /이호재기자

27일 오전11시 SC제일은행 서울 명동지점. 고객 한 명이 창구에서 여직원과 입출금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대기좌석에는 고객 두 명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점 분위기는 한산했다. 대신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스무평 남짓한 지점에 총직원은 4명. 창구 여직원과 관리직 간부 한 명 외에 청원경찰 2명이 지점을 지키고 있었다. 발길을 돌려 인근의 충무로지점을 찾았다.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3명의 고객이 지점을 방문했고 한 명은 입출금 창구에서, 또 한명은 상담코너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남은 한 명은 순서를 기다렸다. 역시 빈자리가 많았다. 세 곳의 상담코너 중 두 곳은 명패만 자리를 지켰다. SC제일은행 노조가 예정된 총파업에 돌입했다. 2,800여명에 달하는 파업동참 노조원들은 각 지부에서 강원도 속초로 속속 집결했다. 오후7시30분 총궐기대회를 가졌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사측의 수정안은 말장난"이라며 총파업을 무기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파업을 강행했지만 우려했던 혼란은 없었다. 사전에 예고된 파업이라 큰 혼선이 없었고 전국에 비가 내려 각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마저 뜸했기 때문인 듯했다. 일선 지점 업무는 차질 없이 진행됐다. SC제일은행은 총파업에 대비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운영영업점과 입출금 등 단순업무 위주로 처리하는 일반영업점으로 이원화해 지점영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고객불편은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찾은 두 지점만 해도 실제 업무인력은 부족했고 잉여인력이 많았다. 명동지점에는 업무처리 직원 2명 외에 청원경찰만 2명이 있었고 충무로지점에는 업무처리 직원 2명 외에 도우미로 추정되는 인력이 영업지점을 지키고 있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단순 입출금 업무 외에 신규업무를 처리하는 데 장애를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고객이 특정시간에 몰리기 시작하면 장시간 기다려야 할 수 있다. 특히 은행 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들렸다. 충무로지점에서 만난 양지환씨는 "파업 사실을 지금 알게 됐다"며 "늘 신문을 보고 생활하는 것도 아니고 은행에서 먼저 안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 측은 고객들에게 총파업과 관련한 안내문도 공지하지 않았다. 홈페이지에도 공고문이 없었다. 은행에서는 지점별로 파업안내문을 게재했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본점과 전산실에 검사역을 보낸 데 이어 28일부터는 영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점포에도 검사역을 파견해 고객불편 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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