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샴푸는 애경의 수많은 브랜드 중 매년 흑자를 안겨주는 ‘효자브랜드’ 중 하나다. 시장점유율은 70%에 달하고, 매년 울샴푸 브랜드가 올리는 매출은 소비자가 기준으로 150억원에 달한다. 울샴푸가 세상에 나온 건 지금부터 14년 전인 지난 90년. 요즘은 중성세제가 대중화됐지만 당시에는 중성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조차 없었다. 중성세제가 울, 니트처럼 쉽게 손상될 수 있는 옷들과 수영복, 고급란제리, 유아복 등 비교적 때가 적게 타는 옷들을 세탁할 때 사용되기 때문에 고급의류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당시로서는 별 수요가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울샴푸가 처음 출시됐을 당시 그 이름 때문에 오용이나 혼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샴푸인줄 알고 머리를 감았을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하지만 애경은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소비자들을 설득해나갔다. 대규모 샘플을 나눠주고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효능을 설명하는 판촉행사를 여는 등 끈기있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주부들 사이에서는 울샴푸가 마치 보통명사처럼 중성세제를 일컫는 말로 쓰일 정도로 대중화에 성공했다. 울샴푸에도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0년 후반에 울샴푸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울린스’라는 섬유유연제를 출시했다가 결국 1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당시의 교훈을 잘 살려 ‘스킨케어 섬유린스 아이린’을 출시해 6개월만에 시장점유율 6%를 웃돌며 성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아이린의 성공에는 울샴푸와 울린스가 남긴 교훈이 밑거름이 됐다”며 “14년전 ‘블루오션’에 진출해 시장을 성장시키고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공식이 향후 애경의 다른 신제품에도 적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