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석대목 어디갔나” 택배시장도 찬바람

추석 대목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택배시장이 추석경기 실종으로 깊은 시름에 잠겼다. 예년 이맘때면 넘치는 택배 물량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올해는 지독한 경기침체 여파로 업체마다 일감이 작년 대비 20~30%, 많게는 절반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추석 물량이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처음이다. 영세업체인 퀵서비스 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해 울상을 짓고 있다. 2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 대한통운, 현대택배, CJ GLS 등 국내 4대 대형사의 올 추석 특송 물량은 1일 현재 전년 대비 20~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형 업체들은 50% 가량 급감한 곳도 상당수 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역 11개 영업소를 총괄하는 현대택배 대구지점의 경우 올 추석 배송 물량 건 수가 하루 평균 1만 건에도 못 미치고 있다. 2002년 같은 기간의 1만3,000~1만5,000건에 비해 크게 준 것이다. 영업관리를 맡는 이영길씨는 “추석이 다가오면서 물량이 평소보다 조금 늘긴 했지만 예년만큼의 추석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못한다”며 “다른 지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진택배와 대한통운도 물동량이 눈에 확 띄게 줄었다. 한진택배 수원ㆍ안양 지역의 환적터미널인 부곡지점의 이상훈 운영담당 차장은 “작년엔 하루 5만7,000 박스를 처리했지만 올해는 5만 건도 안 된다”며 “추석물량이 전년에 비해 감소한 것은 최근 4~5년 만에 처음”이라고 걱정했다. 대한통운의 마포영업소도 추석기간 배송량이 2002년 하루 평균 1만2,000~1만3,000건에서 올해 1만건 미만으로 줄었다. 이 차장은 경기가 나쁜 점이 물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면서도 올 추석이 다른 때보다 빨라 과일 등의 수확이 제대로 안됐고,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 등으로 기업들의 주문이 감소한 점도 주 원인으로 꼽았다. 이처럼 추석 배송량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과거 영업소마다 5~10명씩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CJ GLS 서초 영업소 관계자는 “작년 추석엔 2만건 정도 배달했지만 올해는 평소 수준인 1만건을 조금 웃도는 형편”이라며 “이 때문에 지난해 충원했던 임시 고용직(8명)은 아예 계획조차 없다”고 밝혔다. 대한통운 마포영업소도 작년과 달리 추석기간에 일일 계약직을 뽑지 않기로 했다. 택배시장의 찬바람은 소규모인 퀵서비스 업체들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퀵서비스 최대 연합회인 한통퀵서비스연합회의 노완남 회장은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일감이 줄어 예년의 추석보너스는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며 “이 같은 분위기는 68개 체인점 대부분에 해당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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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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