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나 가임여성ㆍ유아들이 참치를 먹으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임산부나 가임여성ㆍ유아가 냉동참치나 상어를 섭취할 경우 건강을 위해 주1회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공식 발표한 것을 계기로 참치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식약청의 이번 권고는 실질적인 유해성 여부를 떠나 생선이 비만이나 심장병 예방 등에 적절한 최상의 식품으로만 믿었던 일반 국민들에게 적잖은 `심리적 충격`을 주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식약청은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의 냉동참치와 상어 섭취량은 적으나 국민건강 보호 차원에서 임산부 등은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발표에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 3월 주소재 슈퍼마켓에 “경고! 임신 중이거나 모유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 곧 아기를 갖게 될 여성, 어린애들은 황새치, 상어, 왕고등어를 절대 먹어서는 안됩니다. 또 날것이든 냉동한 것이든 참치 소비량을 줄이십시오,”라는 경고문을 게시토록 하기도 했다.
어류에 함유된 메틸수은에 관심있는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ㆍ영국ㆍ일본. 미식품의약국(FDA)은 2001년 1월 임산부ㆍ가임여성ㆍ젖을 먹는 유아들의 경우 메틸수은 함량이 높은 황새치(Swordfish)ㆍ상어(Shark)ㆍ왕고등어(King Mackerel)ㆍ옥돔(Tilefish) 섭취를 제한하거나 금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참치는 포함돼 있지 않다.
캐나다 보건당국도 상어ㆍ황새치ㆍ신선-냉동참치 섭취를 주1회로 제한할 것을 권하면서 임신한 여성과 유아ㆍ가임여성의 경우 한 달에 한번 이상 먹지 말 것을 권했다.
식약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과 일본에서도 관련 어종의 섭취량 기준을 설정한 상황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영국 식품표준청(FSA)은 임산부와 가임여성의 경우 참치는 주당 중간 크기 참치캔 2개 이하를, 신선한 참치 스테이크(Fresh Tuna Steak)는 주당 한 접시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6월 임산부와 가임여성의 경우 황새치ㆍ금눈돔은 주당 2회 이하, 상어나 고래류 등 심해 어종은 주당 1회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지난 달 개최된 식품첨가물 및 오염물질 전문가회의(JECFA)를 통해 “그 동안 메틸수은에 대해 지속적으로 안전성 평가를 해왔다”면서 “지난 99년 제53차 회의에서는 메틸수은이 오염된 식품, 특히 어류의 안전성에 대해 재평가한 결과 태아ㆍ유아에게는 독성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사실 메틸수은은 일부 어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데 한계가 있다. 모든 어류에는 메틸수은 형태로 수은을 함유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먹이사슬 상단부에 있는 커다란 육식 어류들은 체내에 메틸수은을 상당량 축적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메틸수은은 동물이나 사람에 대해 신경독으로 작용하며 태아의 신경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유아와 아동의 경우 자신의 체구에 비해 많은 양의 음식을 먹기 때문에 수은 중독의 위험성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수유를 하고 있는 임산부나 임신부ㆍ가임여성들이 심해어종(미국 FDA가 제시한 황새치ㆍ상어ㆍ왕고등어ㆍ옥돔)의 지나친 섭취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유사한 맥락이다.
그러나 식약청의 이번 권고는 참치를 유해 음식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100% 완전식품`은 아니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다른 음식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신부ㆍ임산부ㆍ유아의 경우 영양에 균형을 맞추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