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 내놓지 않아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와 도이체뵈르제(독일증권거래소) 간의 합병이 사실상 힘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세계 최대 규모의 증권거래소 출범도 무산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도이체뵈르제는 성명을 통해 "양사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우려하고 있는 독점 문제 개선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집행위가 두 거래소간의 합병이 효율적인 시장 경쟁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집행위는 아직까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으나, 도이체뵈르제가 성명에서 밝힌 대로 두 회사 간의 합병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건의 심사를 맡은 호아킨 알무니아 EU 집행위원회 경쟁담당 집행위원도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두 거래소가 합병할 경우 파생상품 거래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얻게 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U 집행위는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유럽 파생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이 같은 독점을 막기 위해 양사에 유로넥스트나 파생상품 부문인 리페(Liffe) 부문에 대한 매각을 요구했으나, 두 거래소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다른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무니아는 이에 대해 "두 거래소가 제시한 대안으로는 독점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역부족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두 회사는 지난 2008년에도 합병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양사는 지난 해 2월 도이체뵈르제가 합병 지주회사의 지분 60%를 소유하고 전체 이사회 의석 17석 중 10석을 차지해 경영권을 갖는 방안에 합의했었다. 지난 해 7월 이 안은 양사의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