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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실효환율이 급등(원화가치 절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환율이 우리 수출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움직임이 과도하게 가는 것에는 늘 경계심을 갖고 있다"며 "외환당국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상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정희수 기획재정위원장이 "세계 각국이 소위 '환율전쟁'을 벌이며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은과 기재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말로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지난 1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도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실질실효환율은 다소 절상됐다. 원화가 엔화·유로화에 대해 큰 폭의 강세를 보여 지난해 대일 수출은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대유럽 수출도 1월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총재는 전 세계 각국의 통화완화 행렬을 환율전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전쟁이라는 표현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는 유가 하락이 없다면 2%대에서 움직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지금의 소비자물가 하락은 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한은은 다음달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 채권운용자 등 금융시장 참가자와 학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자문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통화정책에 대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