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고영구 국가정보원장과 서동만 기조실장 임명을 강행한데 맞서 한나라당이 고 원장 사퇴 권고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국정원 인사를 놓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서 실장 임명을 “국회 의사를 무시한 폭거”라고 공세를 취했다.
반면 청와대는 “냉전시대의 낡은 논리”라며 수의 논리를 내세운 거대 야당의 횡포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1일 박희태 대표권한대행 주재로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고 원장 사퇴권고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한편, 국정원을 폐지해 해외정보처로 재편하기 위한 당내 기획단을 구성키로 했다.
이규택 총무는 회의에서 “대통령이 서 실장 임명을 강행한 것은 국회의사를 깡그리 무시한 폭거이자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고 원장 사퇴권고결의안을 국회에 접수시켰다”고 밝혔다.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친북 반미주의자 중용은 좌파정권을 세우겠다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의지인지, 보이지 않는 검은 손에 의해 끌려 다니는 것인지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닌 만큼 사퇴권고결의안이 국회를 통과돼도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어제 국정원 간부 인사를 한 것은 국회를 경시하려는 게 아니라 국정원을 권력기관에서 정보기관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색깔논쟁은 냉전시대의 낡은 정치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