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올봄 경기회복세를 낙관하며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3.3%로 대폭 상향 조정해 오랫동안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쳐온 일본 경제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찾아들었다. 일본 경제는 지난 1990년대 이후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가운데 2008년과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각 -3.8%, -2.9%라는 마이너스 성장을 겪었지만 지난해 수출확대전략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또 일본 정부가 내수소비 활성화를 위해 친환경자동차 구입시 보조금을 지급하고 아동수당을 신설한 점도 극심한 불황에서 벗어나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디플레이션 탈피 가능성을 높게 보기 시작한 것과 달리 시장에서는 여전히 이 같은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이후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수출주도형 일본 경제에 새로운 복병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본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늘지 않고 있어 추가 소비수요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BOJ가 25일 2011회계연도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종전 0.1%에서 0.3%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 같은 수치변화가 반드시 내수소비 활성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글로벌 농산물 및 원자재 가격이 내수물가에 반영될 경우 오히려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를 추가로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케 오시키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하락세가 완화된다고 해서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제환경 역시 일본 경제에 우호적인 편이 아니다. BOJ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유럽에서 지속되고 있는 재정위기와 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 등은 여전히 잠재적 악재로 일본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