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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부호인 카를로스 슬림(사진) 아메리카모빌 회장의 재산이 최근 멕시코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시장 독과점 금지안의 여파로 일주일 새 50억달러나 증발했다고 블룸버그가 1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슬림과 세계 부자 서열 2위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명예회장과의 재산 격차는 1억8,400만달러로 줄어들어 블룸버그의 관련 통계가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좁혀졌다.
15일 기준 슬림의 재산은 이전 주에 비해 50억달러 줄어든 678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주 멕시코 정부가 통신ㆍ방송시장을 50% 이상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분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는 소식에 회사 주가가 급락하면서다. 이날 뉴욕주식시장에서 아메리카모빌의 주가는 18.62달러로 장을 마쳐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멕시코 정부는 슬림이 소유한 통신회사들이 시장의 최대 80%를 차지하며 생산성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최악의 경우 기업을 해체하는 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반면 게이츠의 재산은 676억달러를 기록해 슬림을 바짝 뒤쫓고 있다. BB&T자산관리사에서 17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월터 헬위그는 "(아메리카모빌의 주가가) 바닥을 잃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아메리카모빌은 멕시코 정부의 규제에다 유럽 시장 성적 부진 등의 악재가 겹친 반면 MS에는 뚜렷한 악재가 없어 세계 부자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슬림이 세계 최대 부호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으며 게이츠가 4년 만에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