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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좀 늦더라도 20대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몸으로 부딪쳐 보고 싶었고 그래서 오토바이로 대륙을 횡단하기로 결심했어요."
지난해 5월부터 7개월가량 오토바이 하나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건국대 사학과 4학년 이정호(28·사진)씨는 쉽지 않았던 여정의 시작을 담담히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12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유라시아 15개국을 횡단했다. 의지한 것이라고는 퀵서비스 배달용으로 많이 쓰이는 배기량 250㏄짜리 오토바이가 전부였다. 이씨는 동해항에서 오토바이를 싣고 러시아부터 시작해 몽골·터키·불가리아·세르비아·헝가리·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체코·독일·이탈리아·프랑스·영국 순으로 돌아다녔다. 여행 경비는 1년간 휴학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충당했다. 은행 청원경찰부터 햄버거 배달, 유적지 가이드까지 닥치는 대로 일해 1,500만원을 모았다. 여행을 떠나기 두 달 전에는 직접 만든 여행 계획서와 마케팅 제안서를 들고 오토바이 제조업체를 찾아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경영·경제도 아닌 사학 전공에다 토익과 자격증도 준비되지 않아 사실 불안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오토바이 여행자들이 괴한의 흉기에 숨졌다는 구간에서 길을 잃으니 정말 죽는 줄 알았다"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