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자산시장 봄바람 부나] 매매 갈아타기 수요 활발… 전문가들이 본 주택시장

"전셋값 강세 적어도 연말까지 계속될 것"

물량 줄고 수요는 급증… 가격 잡을 카드도 마땅찮아

무주택자라면 저리대출 활용, 주택 매입 눈돌려볼만



서울 강동구 암사동 동원아파트 72㎡의 전세가는 2억7,000만~2억8,0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무려 96.5%에 이른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전셋값은 37주 동안 상승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전세의 매매수요 전환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올 들어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 역시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주택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치솟는 전세가에 늘어나는 매매수요'로 요약될 수 있다. 강남 개포동 P공인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택시장의 최고 관심은 전세가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며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좋은지로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이 전문가들을 통해 주택시장을 진단해본 결과 전세난의 경우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저금리에 따른 전세의 월세 전환 가속화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 등 전셋값을 끌어올릴 요인들이 산적해 있는 반면 전세난을 잡을 유일한 해법인 주택공급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아울러 전세가격이 주택가격의 턱밑까지 차오르면서 매매전환 수요가 일어나며 주택가격은 소폭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무주택 실수요자의 경우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신규 분양 등 내 집 마련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전세난 올해 내내 이어질 것=서울경제신문이 6일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주택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을 조사한 결과 전문가들은 전셋값 강세 현상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전세시장은 안정요인보다는 입주물량 감소, 서초·강동 등 재건축 이주수요, 봄철 이사수요 및 신혼부부 수요 등 불안요인이 훨씬 크다"며 "특히 저금리 기조 속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월세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어 전세시장 불안은 올해와 내년 초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금리인하 여부가 변수로 현재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속도가 워낙 빠른데다 입주물량도 많지 않고 재건축 이주까지 더해져 올해 전세난이 해소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셋값 급등을 잠재울 마땅한 방안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제연구실장은 "전세가격 상승세가 단기간에 꺾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셋값을 잡기 위해서는 세입자들이 계속 머물기를 원하는 지역에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법 외에는 해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전월세난을 잡기 위해 내놓은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도 실제 물량이 나오기까지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올해 전세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셋값 강세 속에 주택 매매가격도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전세난에 지쳐 주택구매에 나서는 매매전환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전셋집 구하기가 워낙 어렵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높아지면서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 거래가 늘어나 주택가격은 소폭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 집 마련 노려 볼 만…신중한 접근 지적도=전문가들은 전셋값 강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주택구매를 위한 유리한 환경도 조성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신규 분양 등 내 집 마련에 눈을 돌리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함 센터장은 "전세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주택 세입자의 경우 디딤돌대출 등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신규 분양이나 기존 주택구매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다만 시세차익을 기대하거나 추가 주택매입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달 중에는 연 1%대 금리의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도 출시될 예정이어서 주택구매 수요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특히 멸실주택이 많은 서울의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올해는 주택을 사야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자들은 꼭 전세난에 떠밀려 집을 사는 것만이 아니라 그중에는 앞으로 주택가격이 다소 오를 것으로 보고 구매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경제 전반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중장기적으로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택구매는 실수요 위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저금리 상황이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자신의 소득 수준을 넘어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집을 사야 할 타이밍을 잡기보다는 소득 수준과 거주지역, 직장과의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주 안정성 차원에서 집을 사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향후 금리상승 가능성이 예고돼 있고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므로 저리 대출을 통해 주택구매를 유도하는 정책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