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투자·협력사 지원 확대 차질없이 시행 재확인<br>구체적 프로그램 마련 '공생발전' 박차 가할듯
재계가 31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대ㆍ중기 상생과 고용창출ㆍ사회공헌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0대그룹 총수들은 이날 올해 신규채용 및 투자, 협력사 지원 등 연초 계획을 재확인하며 '공생발전'에 화답했다. 대통령이 직접 총수들에게 공생발전을 당부한 만큼 향후 재계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새롭게 마련,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회동에 앞서 재계는 사재출연과 물품대금 지급 등 여러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았다.
아울러 각 그룹 회장들은 이날 새로운 대책을 내놓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진행 중인 다양한 공생방안을 설명하기도 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민관 공동으로 중소기업과 공동개발을 위한 300억원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협력사 자금지원과 아산나눔재단을 통해 공생발전을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동반성장 방안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또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대통령이 총수들까지 소집했으니 후속대책을 내놓아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날 30대그룹이 밝힌 올해 12만4,000명 신규채용, 총 114조8,000억원 투자 등의 수치는 연초 발표했던 경영목표에 비해 2~3% 증가한 수준에 그쳤다. 공생발전 기조에 맞춰 새로운 선물 보따리를 내놓기보다는 기존에 추진하던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는 의사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공생발전과 관련해 정부의 진의와 향후 방향을 확인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재계의 입장으로 파악된다. 재계가 아직 공생발전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은 그룹 총수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이 어떤 내용을 준비했느냐고 묻자 "내용 없어요"라고 답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역시 공생발전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열심히 잘하겠다"며 원론적인 답을 했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특별한 언급 없이 간담회장으로 이동했다.
한편 이날 30대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만4,000명을 신규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 가운데 3만5,000명을 고졸 출신으로 뽑기로 했다. 투자도 늘려 전년 대비 14.3% 증가한 114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 지원도 확대해 30대그룹의 올해 협력사 지원금액은 전년 대비 52.7% 증가한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올 1~8월 중 기업 미소금융재단의 대출실적은 6,842건(금액 1,00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 4,133건(466억)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래시장 경기활성화를 위한 기업들의 전통시장상품권 구매지원 규모도 지난해에 비해 다섯 배 이상 확대돼 8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