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소녀시대 팬이 준 투자 교훈


지난달 걸그룹 소녀시대의 한 삼촌팬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주식투자 성공담이 화제였다. 그는 2년 6개월 동안 부직포 공장에서 일하며 모은 돈을 모조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소녀시대의 소속사 에스엠에 투자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투자한 지 꼭 3년이 되던 시점, 그가 주당 920원에 매입한 에스엠의 액면가는 2만6,600원에 도달했다. 2만4,450주를 보유한 그는 6억2,491만원의 평가이익을 얻게 됐고 수익률은 무려 2,700%에 달했다.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매도 유혹이 들 때마다 버티는 게 제일 힘든 것 같다. 언젠가 10억원까지 오르는 날이 올 것"이라고 인내의 가치를 설파했다. 불과 한 달 전 증권가에 전해졌던 훈훈한 투자 후일담이었다. 하지만 소녀시대를 향한 이 삼촌 팬과 같은 믿음과 애정이 현재 주식 시장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시장에는 과도한 공포와 두려움만 남아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엿새 동안 370포인트나 떨어졌고 200조원이 넘는 돈이 증발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8월 들어 100포인트 가량 급락했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연일 급락하며 신저가를 경신하고 주식시장은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 등이 연이어 발동되는 등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이다. 누군가 중심을 잡아줘야 할 상황이지만 질서를 확립할 주체 세력은 보이지 않는다. 개인은 물론 기관도 로스컷(손절매)을 하며 현금 확보에 급급하다. 급락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관이 대량으로 물량을 팔아치우면서 낙폭은 더욱 커지고 이에 따라 개인들이 투매에 나서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믿음과 인내가 중요하다. '못 믿을 증권가 리포트'에 호되게 당한 개미 투자자로서는 쉽지 않은 덕목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삼촌 팬이 그랬듯 갤럭시탭과 아반떼의 가능성을 내다보자. 9일 프랑스 르피가로 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전자제품 시장 1위에 등극했고 아반떼는 미국 컨슈머 리포트에서 소형세단 가운데 최고 평가를 받았다. 마니아로서 투자 믿음을 이어간다면 소녀시대 삼촌 팬이 그랬듯 최후에는 웃을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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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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