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회사채 발행시장 급랭] 유통시장도 ‘개점휴업’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것인가, 아니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인가.` 회사채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그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지에 증권ㆍ투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투신업계 전문가들은 일단 카드사의 유동성 위기에다 회사채 시장의 큰손인 은행권이 연말을 맞아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위험 자산인 회사채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점이 수요기반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키며 회사채시장을 냉각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의 냉각이 LG카드의 후폭풍에 이어 신용위험이 큰 기업들로 확산되고 있어 카드사 문제가 조기 진화되고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지 않을 경우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회사채시장은 현재 발행시장 뿐 아니라 유통시장에서도 연초 금리 상승을 예상, 좀더 싼 값에 채권을 사들이기 위해 이미 휴장 상태에 들어갔다. 신용등급 A+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 기준으로 회사채 금리가 지난 10월2일 4.98%를 기록한 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22일 현재 5.55%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업체마다 매수시점을 늦추고 있다. 최이희 서울증권 채권영업팀 차장은 “유동성 위기를 겪은 기업 계열사들의 회사채는 하반기들어 매수세가 사라지며 유통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금리 상승을 겨냥한 회사채 실수요자들은 매수를 내년 1ㆍ4분기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의 냉각이 내년 1ㆍ4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통상 4ㆍ4분기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들의 차환발행으로 회사채 발행시장이 활기를 띠어야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LG카드 매각 및 정상화가 가시화하지 않은 가운데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높아지자 기관 투자가들이 회사채 인수를 꺼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내년 금리가 상승할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회사채 발행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그 만큼 회사채 시장 여건 자체가 악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반기 회사채 발행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무보증회사채(자산담보부증권ㆍ주식연계체권 제외) 기준으로 지난 10월 2조4,873억원에서 기업들의 차환발행이 늘며 11월 2조6,951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이 달 들어서는 26일 발행 예정인 효성을 포함 1조4,631억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또 LG그룹 회사채의 경우는 지난 11월6일 LG전자가 2년만기로 1,100억원 차환발행한 것을 마지막으로 차환발행은 물론 거래도 끊긴 상황이다. 이병익 대우증권 IB영업팀 차장은 “회사채 발행물량이 감소하고 발행스프레드가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수요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LG카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인수하려고 하는 기관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LG카드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엔 내년 1ㆍ4분기까지 회사채 시장 냉각이 이어지며 내년 기업들의 설비투자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한다. 신용등급 A+급인 SK조차 기준금리보다 1% 높게 발행된다면 BBB급들은 내년 1ㆍ4분기 차환 발행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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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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