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고소득 근로소득자에 대한 비과세ㆍ감면 총액한도를 신설하는 '세(稅)감면상한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최저한세율을 산출세액의 35%에서 4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억대 연봉자가 각종 비과세ㆍ감면 혜택으로 연말정산에서 지나치게 많은 세제혜택을 받는 것과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소득을 탈루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간접적으로 고소득층에게 세금을 더 거두겠다는 것으로 '부자증세'에 해당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박근혜 새누리당 당선인이 공약했던 것처럼 비과세ㆍ감면을 축소하는 차원에서 고소득 근로소득자에 대한 세감면상한제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부자증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소득공제는 의료비나 신용카드ㆍ교육비 등 항목별 공제한도만 있는데 별도로 총액한도를 설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세율인상 없이 세수(稅收)를 늘리는 절충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민주통합당은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현행 '3억원 이상'에서 '1억5,000만원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어 기획재정위 차원에서는 합의가 쉽지 않은 상태"라며 "세감면상한제를 도입하는 수정안을 오는 27~28일 본회의에 곧바로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의 '세감면상한제'와 민주당의 '과표구간인하안'이 동시에 국회에 제출돼 표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과반의석(153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의 방안이 통과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통상 3,000만원 이상 비과세ㆍ감면 혜택을 받는 경우라면 연봉이 적어도 1억5,000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게 새누리당의 판단이다.
새누리당은 다만 야권 등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증세요구를 고려해 총액한도를 3,000만원에서 다시 2,000만원대로 낮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