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선물거래소 개설에 관한 제언

◎“거래체결 신속성이 시장성패 좌우”한국선물거래소설립준비단(단장 권승우)은 13일 앙스위찬 싱가포르국제금융거래소(SIMEX) 대표이사와 레슬리 호킹스 시드니선물거래소(SFE) 이사장을 초청,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한국선물거래소개설에 관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국제워크숍을 개최했다.<김동호 기자> ◎선물·옵션시장 발전을 위한 핵심요소/레슬리 호킹스 SFE이사장/호가·주문제시 방식은 유동성에 큰 영향 전산거래 등 도입 바람직 선물시장 개설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거래체결의 신속성과 시장의 깊이다. 이 두 요소가 결합될 때 시장의 유동성이 촉진되는 것이다. 시카고대 머튼 밀러 교수와 프린스턴대 샌포드 그로스먼 교수에 따르면 유동적인 시장이란 저비용으로 대량주문을 신속히 집행할 수 있을 시장을 일컫는다. 신속성은 거래체결 이전에 발생할 수 있는 가격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속성이 요구되는 정도는 선물상품간에도 차이가 있다. 가령 채권선물상품과 주식관련 선물상품을 비교할 때 일반적으로 만기가 있는 채권상품이 주식관련 상품보다 신속성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신속성 요구도의 차이는 각 시장에서 요구되는 유동성 형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선물시장은 유동성 요구수준에 따라 호가제시 형태나 주문제시 형태, 또는 양자 복합형태중의 하나를 택해 신속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된다. 이중 호가제시 시장에서의 신속성은 고객거래를 즉각 성사시키는 딜러들에 의해 제공되며 주문체결시장에서의 신속성은 매입자와 매도자 모두를 집중화된 장소에 모아 거래를 체결시키는 조직 또는 설비를 통해 제공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시장조성자나 브로커들이 새로운 시장에 참여하려 할 경우 새로운 시장의 위험, 비용, 수익성 등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신속성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개장시점에는 시장조성자들과 브로커의 수가 감소, 다시 선물시장의 성장을 지체시키게 된다. 현재 공개호가시장에서 거래되는 몇몇 선물상품들은 거래소측의 노력에도 불구, 들어오는 주문들에 대해 신속성과 유동성 부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중 유동성 확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현재 연속적 거래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는 공개호가시장 방식을 전환, 거래자들을 주기적으로 집결시키고 경매인 역할자에게 주문을 제출하게 함으로 거래를 체결시키는 것을 들수 있다. 사전에 알려진 제한된 시간동안만 거래함으로써 집결거래기간 동안 최대한의 거래집중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안은 유동성과 거래체결을 확실히 보장하는 대신 신속성을 상당히 떨어뜨릴 것이다. 아울러 그다지 신속성이 요구되지 않는 국내 주식시장 등 일부 시장에서는 주문체결 또는 호가제시방식의 전산거래시장을 적절히 설계함으로써 필요한 가격예시와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SFE 조사개발부는 고정금리, 주식시장상품, 일반상품 및 에너지에 관한 각종 선물과 옵션계약에 적절한 매매구조·방식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다른 시장의 구조와 새로운 주문방식을 확인한 결과, 이제 전산기술을 이용한 복합구조시장의 출현이 명백해졌다. 기존 공개호가방식의 선물·옵션거래소뿐 아니라 기존의 호가방식과 주문방식 주식시장에서도 시장내 거래연속성과 신속성을 제고하기 위해 전산거래 방식을 추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발전된 선물·옵션거래소들에서 거래중인 선물·옵션 계약에 대해 단일한 주문방식, 매매구조, 설비를 채택하는 경우는 거의 사라지게 됐다. ◎SIMEX의 경험에 비춰본 파생시장의 발전/앙스위찬 SIMEX대표이사/회원 채무불이행 등 위험노출 대비 가입·납입자본금기준 엄격 적용해야 1984년 개장 이래 SIMEX는 현재 일평균 거래량이 9만건으로 세계 20위권 이내에 들며 미결제약정수 80만건 이상, 상장상품 19종의 대규모 거래소로 성장했다. 그러나 성장과 함께 SIMEX가 당면한 위험도 커졌다. 상장상품의 복잡성, 특히 옵션상품 거래 증가로 인해 거래소 위험은 크게 늘어났다. 거래소(청산소)는 거래 체결후에 청산회원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해당 계약 이행을 보증해야 하므로, 거래상대방인 청산회원의 위험에 대신 노출된다. 대표적인 것이 가격변동 위험이다. 즉 청산회원이 채무불이행할 수도 있는 청산회원 포지션에 대해 불리한 가격변동이 발생할 위험을 말한다. 이밖에도 일부 상품에 대한 시장조작 위험과 거래소규정의 공평한 적용이 이루어지지 않을 위험도 부담해야 한다. 이러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SIMEX는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의 여러 원칙을 채택했다. 우선 효율적 규제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미 검증된 미국 법규가 채택됐다. SIMEX 규제체제의 기본 원칙은 ▲엄격한 회원가입 정책 ▲중개업자 최소자본요건과 청산회원 납입자본금 기준 충족 ▲고객예탁금과 고유자산 분리 ▲자료제출 및 거래기록 보존의무 ▲매매업무와 결제업무의 역할분리 ▲불공정행위 등 금지 ▲긴급상황에선 법령에 의한 조치를 하는 것이다. 거래소 위험관리시스템의 핵심격인 청산소의 위험관리를 위해선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연계보증제도에 따라 모든 청산회원은 다른 청산회원의 파산으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청산소가 정한 만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표준포트폴리오분석시스템(SPAN)을 이용, 증거금을 부과한다. 위험증거금부과를 위한 신뢰구간은 99%로, 하루 가격변동에 대해 99% 보상가능하다. ▲하루 세번의 청산절차를 실행함으로써 위험노출 기간을 줄였다. ▲청산회원의 포지션에 대해 추가로 손해배상공동기금을 징수, 청산회원의 채무불이행시 거래소 추가 재원으로 사용된다. ▲증거금 종류를 현금과 미정부증권, LC만으로 제한한다. ▲중개업자는 고객매매자금에 대한 대출 제공이 금지되며, 고객이 기한내 증거금을 내지 못하면 신규주문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했다. ▲유로달러와 유로엔을 제외한 고객포지션에 대해 닛케이는 1만계약, 그외는 5천계약으로 제한하고 있다. ▲거래체결과 정보배포시스템을 실시간 시스템으로 변경, 청산회원으로 하여금 거래체결과 동시에 그들의 위험노출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거래소는 모든 청산회원의 포지션및 대규모 고객에 대한 개별 청산회원의 위험노출정도, 고객포지션의 집중상태를 감시하고 있다. SIMEX가 거래소 시스템의 건전성과 위험관리을 중시하게 된 것은 95년 당시 SIMEX 청산회원이던 베어링사의 파산이 계기가 된 것이다. 베어링사 파산과 그에 따른 채무불이행은 SIMEX의 재무건전성과 존립 가능성에 심각한 충격을 줌과 동시에 위험관리와 조직 내부통제에 관한 필요성을 강하게 부각시켰다.<정리=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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