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인 지난 98년 6월.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280포인트까지 폭락했다. 스티브 마빈의 ‘죽음의 고통’이라는 보고서가 나온 직후였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 암울하던 한국 경제는 연간 경상수지 흑자를 400억달러씩 올리는 기염을 토하면서 10월 이후 다시 회복을 시작했고 99년에는 1,000포인트 고지를 달성했다. 그러나 1,000포인트만 찍으면 무너지는 오랜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하락해 2001년 9ㆍ11 테러 직후 5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 후 주가지수연동정기예금이나 주가지수연동채권 등 신상품이 출시되고 적립식 펀드의 바람이 불면서 최근 1,200포인트 고지를 달성했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우리 주식시장은 여전히 상당한 변동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변동성이 크기도 하고 장기적 추세가 잘 관찰되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식의 리스크와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상품이 있다. 바로 개별주식옵션상품이다. 개별주식옵션은 2002년에 상장돼 한동안 거래가 되다가 KOSPI200주가지수 옵션의 열기에 눌려 거래가 거의 사라졌다. 지난달 말 증권선물거래소는 현금결제방식으로 바꿔 이 상품을 다시 상장했다.
개별주식옵션에는 크게 나눠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콜옵션은 해당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사들이는 권리이고 풋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다. 삼성전자 주식옵션을 예로 들어보자.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콜옵션은 다음달 두번째 목요일에 이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 예:주당 50만원)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만기일에 가서 삼성전자 주가가 60만원이 되었다면 콜옵션투자자는 60만원짜리 주식을 50만원에 매입할 수 있으므로 10만원의 사후적 이익을 얻게 된다. 그런데 이 이익 규모는 삼성전자 주식이 ‘50만원보다 오른 만큼’에 해당하는 규모다. 결국 50만원에 사들일 수 있는 권리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면 곧 50만원보다 오른 만큼 이익을 보는 권리가 되는 것이다. 물론 만기주가가 50만원보다 떨어지면 이 권리를 포기하면 된다.
이렇게 보면 개별주식 옵션은 복권적 수익구조를 가진다. 만기일 주가가 50만원보다 떨어지면 ‘꽝’이고 오르면 ‘당첨’이다. 당첨금은 ‘50만원대비 오른 만큼’이다. 풋옵션은 미리 정한 행사가격에 파는 권리이므로 ‘행사가격보다 떨어진 만큼’ 이익을 본다. 따라서 풋옵션은 사가격 대비 떨어지면 ‘당첨’이고 오르면 ‘꽝’이 되는 복권이 된다.
이번에 상장시킨 개별주식옵션은 증권선물거래소가 현금결제방식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주식을 실제로 사고파는 부분이 생략돼 있다. 따라서 주가가 미리 정한 행사가격 대비 오르는 경우 오른 만큼 상금을 지급하는 콜옵션과 떨어지면 떨어진 만큼 상금을 지급하는 풋옵션이라는 이름의 증서가 거래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또한 투자자들은 이 권리를 돈(=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해도 되고(수요자적 입장) 돈을 받고 발행해도 된다(공급자적 입장).
대부분 해당 자산을 샀다가 가격이 오르면 파는 데에 익숙하지만 옵션상품의 경우 돈을 받고 해당 자산을 공급하는 포지션도 가능하다는 면에서 매우 다양한 거래가 보장된다.
풋옵션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을 보게 되므로 개별주식가격 하락에 대한 보험기능이 내재돼 있다. 따라서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주가하락을 염려할 경우 풋옵션 매입을 통해 정확한 주가하락 보험기능을 챙길 수 있다. 콜옵션의 경우 오르면 이익을 보는 자산이므로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이에 대한 공급(매도) 포지션을 취할 경우 횡보나 하락 장세에서 옵션 프리미엄 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불확실성하에서 가능한 각종 상황에 대해 이를 전제로 한 투자가 더욱 다양화될수록 자본시장의 완전성은 증가한다. 따라서 개별주식옵션을 통해 주식시장과 관련해 다양한 거래가 이뤄질 경우 이는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다시 등장한 개별주식옵션시장이 활성화돼 개별주식시장의 완전성을 제고하고 자본시장발전에 더욱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