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민관경제연구원장 긴급 제안(불황탈출 길은 있다)

◎임금·소득동결 각오 하자불황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 수출, 투자, 물가 등 각종 경제지표들이 경기의 본격침체와 물가불안의 장기화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경제주체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와 기업 모두 불황 탈출의 방법을 찾아 머리를 싸매고 있다. 과연 불황탈출의 방법은 무엇인가. 서울경제신문은 우리경제가 깊어가는 불황국면을 탈출하는 근본적인 방안이 무엇인지를 국내 국책경제연구소와 민간경제연구소장들의 진단과 처방을 통해 들어보기로 했다.<편집자주> 작년에 거의 과열 수준으로까지 끓어 올랐던 우리경제가 일년만에 이렇게 급랭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정부규제 여전 우선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주종 품목들의 국제경기 둔화, 엔저 등 경기적인 요인들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경제의 경쟁력이 그동안 계속 약화되어 온 데 있다. 임금은 어떠한 기준으로 보아도 지나치게 높은 데도 노사불안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금리는 경쟁국에 비해 2∼3배 높고, 땅값은 세계 최고수준이며, 정부의 규제는 여전히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렇게 명확하게 요인 분석이 된 이상 이제 우리의 할 일은 해결방안을 찾아서 실천하는 일이다. 아니 해결방안도 거의 알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문제는 실천에 있다는 것이 옳다. 우리경제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하나도 경쟁력 회복, 둘도 경쟁력 회복, 그리고 셋도 경쟁력 회복이다.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임금안정과 생산성 향상이다. 지금과 같은 생산성 수준을 가지고는 현재의 임금수준을 지탱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임금과 생산성 측면에서의 유일한 해법은 임금은 현 수준에서 안정되고 생산성을 급속히 향상시키는 일이다. 무슨 억지 통계를 가지고 우리의 임금상승은 생산성 향상에 못 미친다느니 아니면 우리의 노동소득 분배율이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느니 하는 주장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총 생산성은 결국 1인당 국민소득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 경쟁국의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임금수준과 비교해 볼 때 우리의 임금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금리·땅값 낮춰야 이제 우리 모두가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앞으로 기술혁신이나 시설투자에 의해 우리의 생산성이 현저히 오르기 전에 임금이 더 이상 오르면 우리경제는 살아남을 방도가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우리경제가 경쟁력을 회복할수 있을 때까지 당분간 우리 모두가 임금과 소득의 동결을 각오하는 일이다. 둘째, 금리도 낮추어야 한다. 사람들은 금리를 떨어뜨릴 수 없는 이유로 저축률 저하를 들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금리를 가지고 경제가 회생하지 못하게 되면 저축률이 유지될 수 있겠는가. 그보다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떨어뜨릴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저축증대를 위해서는 세제상의 혜택을 늘리는 방안이 현명하다 할 것이다. 기업들의 해외차입을 크게 늘려 주는 것도 금리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셋째, 땅값도 떨어뜨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땅값을 떨어뜨리지 않으면 많은 땅을 필요로 하는 기업은 해외로 빠져 나가게 마련이다. 땅값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토지에 관한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해서 토지공급을 늘리는 길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전국민 합심할때 끝으로 세계가 요즘처럼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는 한가하게 잔칫상 벌여놓고 흥청거리는 셈이다. 현재와 같은 마음가짐, 씀씀이 가지고는 결코 우리 후손들에게 선진국을 물려 줄 수가 없다. 지금의 어려움이 우리의 정부, 기업, 근로자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우리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흐트러진 곳을 바로잡는 계기가 된다면 현재의 경제 위기는 하나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차동세 한국개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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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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