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확산되는 수입육류 불안감(사설)

미국 네브래스카산 수입쇠고기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이 검출된데 이어 같은 네브래스카산 쇠고기와 태국산 닭고기에서 리스테리아 균이 발견되어 수입육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리스테리아 균은 식중독 원인균으로 임산부와 노약자에게는 패혈증, 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수입고기에 대한 불신과 식중독 공포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아직 0―157 발병보고가 없고 리스테리아균 검출 육류는 반송 폐기조치를 했다고 하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나 네브래스카산 쇠고기가 시중에 이미 팔려 나갔고 상당량은 검역도 거치지 않은채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은 깊어지고 있다. 쇠고기 수입유통 가공업계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호텔과 음식점은 손님이 크게 줄고 학교 병원 등의 집단급식도 비상이 걸려 있다고 한다. 가정의 식탁까지도 위협을 받고 있다.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보건당국의 대응자세와 국민보건에 대한 불감증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농무부가 네브래스카산 햄버거용 쇠고기가 균에 오염됐다고 발표했으나 동물 검역소는 6일이 지나서야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 20여일이 지나서야 감염사실을 확인하고도 10여일후에야 공식 발표했다. 늑장검사 늑장발표로 그동안 거침없이 통관, 시중에 팔려 나간 것이다. 그렇다고 수입쇠고기의 추적조사나 유통상황파악, 폐기, 판매금지 등 사후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검역체계에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것이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당국은 책임전가에 바쁘고 예산 장비 인력 타령을 늘어놓는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의 첫째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엉뚱한 규제를 줄이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되 건강과 환경분야에 예산을 늘리고 인력을 재배치하면 풀릴 문제다. 수출국인 미국측의 책임도 따지지 않으면 안된다. 수입을 강요하면서 사전에 완벽한 검역을 거치지 않고 병균까지 수출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눈치보고 어물어물 넘어갈 일이 아니다. 정부가 못하면 소비자들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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