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슈퍼루키… 국보소녀… '별명부자' 김효주

"첫 출전이지만 편안… 깨지기 힘든 상금기록 세우고 싶어요"



어릴적부터 들어온 대회라 낯설지 않아

고질병 아킬레스건 통증 없어 컨디션 굿


정확한 드라이버샷 보여 드릴 것

LPGA 적응 위해 매일 저녁 20분씩 영어 열공



'프로 잡는 괴물 아마추어' '슈퍼 루키' '국보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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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을 보면 김효주(19·롯데)가 보인다. 아마추어 신분이던 지난 2012년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9타 차 완벽 우승을 달성했을 때 사람들은 그를 '괴물'이라고 불렀다. 두 달 뒤에는 첫 출전한 일본 프로대회에서 역대 최연소(16세332일)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전향 뒤 첫 승은 2개월 만에 나왔다. 2013시즌 내내 그의 이름 앞에는 '슈퍼 루키' 수식어가 붙었다. 2년차인 올 시즌 김효주는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 KLPGA 투어 시즌 5승으로 상금왕(11억4,000만원)을 확정했다. '국보' 별명이 아깝지 않은 김효주에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뛸 내년부터는 또 다른 별명이 붙을 것이다.

'별명 부자' 김효주를 30일 레이크힐스 용인CC에서 만났다. 이곳에서 31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제7회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은 김효주가 처음 출전하는 대회다. 하지만 그는 "왠지 처음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들어온 대회 이름이라 편안한 느낌이에요." 지난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감기를 앓으면서도 역전 우승한 김효주는 현재 컨디션은 최상이란다. "지난주는 몸이 안 좋아서 '긴장만 놓지 말자'는 마음으로 쳤어요. 지금은 아픈 곳이 한 군데도 없어요." 고질병인 아킬레스건 통증도 떨쳐 골프팬들에게는 진정한 김효주의 실력을 감상할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김효주는 요즘 칭찬의 홍수 속에 산다. 사람들은 신기의 샷과 퍼트에 감탄하고 흔들림 없는 멘털에 경탄하며 점점 예뻐지는 외모에 김효주를 다시 본다. 인터넷 팬클럽 회원 수도 2,000명을 넘어섰다. 2년 전만 해도 무표정을 고치려 거울을 보며 연습까지 했던 김효주는 웃을 일이 많아지면서 '예뻐졌다'는 말을 부쩍 많이 듣는다. 하지만 '예쁘다' '귀엽다' '멋있다'는 칭찬 중 하나를 고르라니 바로 '멋있다'가 가장 좋단다. "솔직히 '예쁘다'는 말은 좀 아닌 것 같고…. 제 플레이에 대해서 칭찬을 들을 때가 제일 기분 좋아요."

우리 나이로 스무살. 김효주가 요즘 '꽂힌' 것은 영어와 태권도다. 며칠 전부터 매일 오후8시30분부터 20분간 동영상을 보며 영어를 공부한다. 내년 미국 무대 적응을 위한 준비다. 김효주만을 위해 특별 제작된 강의라 하루 20분뿐이라도 효과가 쏠쏠하단다. 어릴 적 축구를 좋아했던 그는 요즘은 태권도에 빠졌다. 전국체전에 출전 중인 홍지양(충북보건과학대)이라는 동갑내기 여자 태권도 선수와 '절친'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현상이다. "어쩌다 보니 알게 된 친구인데 '베스트 프렌드'가 됐어요. 그 친구의 휴대폰 메신저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돼요." 좋아하는 연예인은 배우 김수현. 하지만 유승호도 좋고 김우빈도 멋있다고 한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단다. 술은 냄새 자체가 싫어서 안 마신다.

강원도 원주 출신 김효주는 감자로 만든 음식은 뭐든 잘 먹는다. 그중에서도 '엄마표' 감자전이 최고라고 한다. '미국 나가면 먹고 싶어서 어떡하느냐'고 물으니 "아빠가 해주시면 되죠"라며 아버지를 은근히 압박한다. 누구나 그렇지만 김효주에게 가족은 특별한 존재다. 원래 골프를 안 치는 아버지 김창호씨는 매니저 역할을 하고 어머니 최성휘씨는 기도로 뒷바라지한다. 시즌 뒤 언니를 포함한 식구 4명은 처음으로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김효주는 시즌 후 시력교정수술도 받을 계획이다. 스무살 김효주의 가장 큰 고민은 뭘까. 곰곰이 생각하다 김효주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계속 대회에 나가느라 바빠서…." 그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효주가 올 시즌 쌓은 상금은 KLPGA 투어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그래도 김효주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년 후일지는 모르겠지만 제 기록도 분명히 깨질 거예요. 누군가 깨기 힘들게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거죠. 신지애 언니가 세운 한 시즌 9승은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라고 하잖아요. 그것처럼 깨지기 힘든 상금 기록을 세우고 싶어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1억원을 보태면 김효주의 시즌 상금은 12억4,000만원이 된다. "지난주 대회에서는 페어웨이를 많이 못 지켰어요. 이번 대회에는 정확한 드라이버 샷을 보여드려야죠." 김효주는 31일 오전11시46분 1번홀에서 첫 티샷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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