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금융기관 본업으로 돌아가 리딩뱅크 전략 다시 짤 것

계열사 실적 복원 M&A… 광주은행 인수 등 시험대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본업으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국내 금융기관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자 회장 선출 과정 동안 흐트러진 조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강력한 의지로 비친다.

한 회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짜겠다"며 "넥스트 플랜(plan)은 금융의 본업에 포인트가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이 집권 2기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 본업으로의 회귀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한 회장은 지난 2011년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취임함과 동시에 '신한 사태'의 잔재 청산이라는 특명을 부여받았다.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 수장이면서도 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이익 창출보다 조직 안정화라는, 어떻게 보면 부차적인 일에 집중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었던 것. 다행히도 한 회장은 주어진 책임을 무탈하게 처리했다. 가장 껄끄러운 작업이자 신한 사태의 본질이었던 인사는 큰 잡음 없이 끝마쳤고 바닥까지 추락했던 직원 사기도 본궤도로 올려놨다.

다만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확인된 일부 세력의 그룹 흔들기는 한 회장이 하루빨리 수습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한 회장은 "과거와 관련된 여러분은 이제 신한을 위해 마음을 내려놔야 한다"며 신한 사태의 잔재가 더 이상 그룹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조직원 누구에게도 앙금이 남지 않도록 잘 수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한 회장이 밝힌 본업으로의 회귀는 다른 한편으로 금융인으로서의 뚜렷한 족적을 남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로도 해석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 1조원을 넘겼지만 저금리 추세 장기화 및 STX 등 거대 여신 부실 여파로 실적이 하향 추세에 놓여 있다. 집권 1기에서 온전히 경영에만 집중하지 못했던 한 회장으로서는 계열사 실적 복원 및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에 대한 욕구가 클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그룹 이사회 역시 한 회장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만 해도 이사회는 '광주은행 입찰제안서 제출에 관한 사항'에 관한 안건을 처리하면서 모든 권한을 대표이사 회장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권한에 입찰 여부 및 가격까지 전 사항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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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년 초로 다가온 광주은행 인수작업은 한 회장의 집권 2기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첫 번째 리트머스 종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업을 내세운 한 회장으로서도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장고를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회장은 자산 배분이라는 금융 본연의 기능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 회장은 "저성장·저금리 시대에는 효율적인 자산 운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과거처럼 단순히 대출을 통한 운용이 아닌 다양한 대체투자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창조적 금융'이란 꼬리표를 달았다. 한 회장은 "기존에 제시했던 따뜻한 금융의 2.0 버전이라 할 수 있다"며 "개인 고객에겐 높은 수익률로 보답하고 기업의 성공에 도움을 주는 금융의 본질적인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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