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9.11 테러 사태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전문 CNNfn 방송은 여행, 정보기술(IT), 보험, 미디어 분야의 700개 이상 기업들이 3분기 실적 악화 경고를 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향후 3~4주간 이어질 기업들의 수익 발표에 모아지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테러의 여파가 가장 크게 미친 부분은 항공업. 테러 당시 자사 항공기가 피랍됐던 유나이티드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은 아직 실적 악화 경고를 하지는 않았지만 실적 악화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수만명의 직원을 해고했으며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연방 지원금 없이는 파산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잉사(社)의 필 콘디트 회장은 "항공기 승객이 걸프전 때보다 5~10배 정도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말까지 미 항공사 절반 정도의 파산을 전망했다.
테러 이후 미국인들이 휴가여행이나 출장을 꺼리면서 숙박업도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MGM, 미라지, 맨델레이 리조트 등 호텔업체들은 줄줄이 실적악화를 경고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큐리티의 레저 담당 애널리스트인 J.D.
코건은 "9월 호텔 예약률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하락했으며 이는 숙박업 사상 최악의 기록"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역시 테러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테러 사건과 관련, 보험료 청구액이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최근 첩은 테러로 인해 5억~6억달러의 보험료를 지급, 실적 악화를 예상했으며 워런 버핏 소유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손실이 2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기업들이 광고비 지출을 줄이면서 비아콤, 뉴스 코퍼레이션, AOL 타임워너 등 미디어 업체들도 테러사태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자동차와 IT 기업인 노텔 네트웍스, EMC, PC 제조업체인 게이트웨이, 컴팩컴퓨터 등도 테러사태 이후 모두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기업들의 수익이 지난 해에 비해 21.3%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테러 이전에는 14.6%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