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차-GM 양해각서 체결] 현대 GM과 안방싸움 불가피

특히 국내 자동차산업에 GM이 상륙하면서 현대자동차가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는 세계 자동차메이커 1위인 GM이라는 공룡을 맞아 안방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현대 역시 GM 이외의 또다른 세계적인 업체와 제휴협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한때 7개 자동차회사에서 현대-대우 2사 체제로 좁혀진 후 다시 1개 업체로 남게 된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감은 일단 내수시장에서 불거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에 안방열쇠를 내주게 됐기 때문이다. GM은 현대와 달리 추가적인 개발비를 들이지 않고 자사가 이미 개발한 모델을 부평과 군산 등 대우공장에서 무한정 찍어내 팔 수 있다. 우수한 설비를 동원한 반면 생산비가 저렴해 보다 싼값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할 경우 현대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해 중·장기적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의 국내 위상과 파워가 급격하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느긋하게 대우사태를 바라보던 현대자동차가 대우의 매각소식이 전해진 직후 급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이런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병재(朴炳載)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경쟁자가 강해야 현대도 강해진다』고 논평했지만 현대도 독자생존이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또다른 외국 메이저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가속화할 것이란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는 그동안 미국의 포드, 크라이슬러 등 메이저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모색해 왔지만 현재 소강상태다. 세계 자동차산업은 거대한 재편의 소용돌이를 형성한 지 오래됐다.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98년11월), 포드의 볼보 승용차부문 인수(99년 2월), 르노와 닛산의 제휴(4월) 등 세계 메이저업체들은 급속하게 재편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40여개인 세계 자동차업체 중 6개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고 그 시간은 10여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세계 자동차시장 수요은 97년 말 현재 5,300만대 규모에 달하고 있지만 생산설비는 이미 8,000만대를 능가, 전세계적인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에 따라 가동률이 크게 하락, 대당 생산비용의 증가로 인해 수익성은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반면 이런 상황속에서도 주요시장의 신규투자와 설비증설을 지속하고 있어 차종과 지역을 불문하고 경쟁이 보다 극심하게 치닫고 있는 게 자동차산업의 현주소다. 이로 인해 세계 자동차업계는 짝짓기에 돌입해 있다. 일단 미국의 GM·포드, 일본의 도요타, 독일·미국 합작법인인 다임러-크라이슬러, 독일의 폴크스바겐 등 5대 메이저를 중심으로 「헤쳐 모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중간그룹군에 속하는 볼보·BMW·닛산·미쓰비시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 빅5는 미국·유럽·일본에 각각 대형거점을 두고 차량개발·생산·판매·금융면에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정승량 기자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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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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