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2년만에 폭설 '물류비상'
서울의 적설량이 32년만에 최대를 기록하는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면서 산업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1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 물품의 경우 예정 출항일자보다 하루 정도 빨리 항만에 갖다 놓는게 관행이어서 아직까지는 폭설로 납기를 못 맞춘 사례는 없지만 물류 시간이 늘어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또 폭설로 김포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바이어와의 상담 등 비즈니스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수출입 회사들은 이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자 바이어와의 상담 일정을 조정하는 등 급하게 움직였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전날 상담을 마치고 오늘 떠날 예정이던 일본인 자동차부품 바이어가 발이 묶여 출발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포공항이 마비되면서 일반 제조업체들도 제품 수송 등에 차질이 빚어질까봐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항공편으로 수출하는 반도체의 납기를 맞추기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물류사업인 택배업체들의 경우 이날 예상하지 못한 폭설로 배달지연 사태가 잇따르자 영업인력을 총동원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등 최대한 배달시간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한편 이날 새벽 5시께부터 내린 눈은 오후 강화지역이 27.2㎝로 가장 많이 내렸고 서울 23.4㎝, 인천 17.3㎝, 춘천 24.5㎝ 등 기록적인 적설량을 보여 한때 대설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서울은 지난 69년 1월의 25.6㎝ 이후 역대 하루 최대 적설량을 보였으며 강화지역도 71년 기상관측 이래 눈이 가장 많이 온 것으로 기록됐다.
따라서 이날 시내 등 전국 도로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혼잡과 함께 김포공항 등 전국 공항의 국내ㆍ국제선이 오후들어 이ㆍ착륙이 전면 금지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등 중부지방은 밤부터 눈이 그치겠지만 충청과 남부, 강원지방은 16일 오전까지 눈이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최석영기자
한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