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00일 맞는 한­이 경제팀/강력한 추진력… 정책은 “복고풍”

◎공단가 인하·노동법개정 등 실천력 탁월/단기성과 집착 민간간섭·대증요법 선호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과 이석채 청와대 경제수석의 경제팀이 16일로 취임 1백일을 맞는다. 경상수지적자확대 등 경제지표 악화로 중도 하차한 나웅배 팀의 뒤를 이어 경제난극복을 위해 임명된 한·이팀은 「강력한 추진력, 그러나 정책은 복고풍」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신임 경제팀의 실천력과 업무추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경쟁력10% 강화방안과 국가경쟁력강화를 위주로 한 노동관계법개정 방침이다. 신경제팀은 경쟁력강화의 일환으로 각종 의무고용제를 폐지하고 또 각종 부담금을 없애 공단 땅값을 평균 25% 가량 내리기로 했다. 각부처의 이해관계와 이익집단의 반발에 밀려 수년간 현안으로 남아 있던 사항을 단기에 해결한 셈이다. 노동관계법 개정도 정부부처 내의 이견을 극복한 뒤 노동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경쟁력강화를 주내용으로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다. 재계는 이같은 신경제팀의 실천역량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신경제팀의 색깔이 민간에 대한 과도하고 잦은 간섭으로 나타나 재계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현대제철소설립 불허방침, 금융기관에 대한 한국통신주매입 강권, 은행연합회장선거 개입, 금리인하 강요 등 자율성을 침해하는 월권행위가 빈발하고 있다. 개방화 자율화시대에 걸맞도록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경제철학을 정립하기보다는 조속한 성과를 기대하는 대증요법을 선호하고 정치적 고려를 앞세우는 발상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역구 의원인 한부총리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한부총리와 이수석은 절묘한 2인3각경기를 하고 있다. 이수석은 청와대로 재경원 간부들을 불러 사전에 주요의사 결정을 하고 한부총리의 최종 결재를 받는데 뒤집어지는 사례가 거의 없다. 공기업민영화 유보, 민자유치사업활성화 방안, 경쟁력 10%강화방안 등이 다같은 절차를 거쳤다. 때문에 이수석이 수렴청정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현실적인 보수주의자」인 한부총리의 정치적 감각과 판단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게 경제부처의 평가다. 개혁과제의 추진과 정치적 정책결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경제팀이 대선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에 따른 자본자유화 등 국내외적 격변기에 정치논리에 미끄러지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최창환>

관련기사



최창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