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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이 커피숍이 아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IT기기를 장시간 즐기는 것이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매비중은 적지만 최근 씀씀이가 커진 젊은층을 겨냥해 IT체험 매장을 늘리고 있다.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롯데백화점이 오는 9월 서울 소공동 본점 8층을 ‘영(Young) IT’ 존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곳은 기존의 체험형 가전매장인 ‘IT스토리’와 함께 2배규모로 확대 오픈하는 ‘프리미엄 애플숍’ 등을 한데 모아 젊은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조성된다. 원래 있던 음반매장은 사라지고 대신 세계 유명 브랜드의 헤드폰 및 이어폰을 한데 모은 편집매장인 ‘더 사운드’가 들어선다. 백화점에 헤드폰 전문 매장이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훈 롯데백화점 전자MD(상품기획자)는 “용산 전자상가의 헤드폰 전문 매장의 월 판매액은 많을 때는 1억원에 달한다”며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패션 헤드폰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어 이번에 백화점에도 들여오는 것”고 설명했다. 매장규모는 33㎡ 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헤드폰 브랜드인 독일의 ‘젠하이저’와 오스트리아의 ‘AKG’, 일본의 ‘오디오테크니카’ 등 10개 브랜드의 100여개 모델을 취급할 예정이다. 방문객이 자신의 입맛대로 디자인 등을 바꿀 수 있는 주문형 헤드폰 제품도 함께 선보인다. 특히 청음시설을 강화해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체험형 매장으로 꾸민다.
디자인을 강조한 소형 가전제품 매장도 이곳에 함께 문을 연다. 다음달 세계적인 디자이너 김영세씨가 만든 브랜드매장 ‘이노맨’도 국내 백화점 매장에서는 처음으로 입점한다. 화장품 콤팩트케이스 모양의 ‘바비MP3 플레이어’, 인테리어용으로도 사용 가능한 깔끔한 디자인의 ‘접히는 선풍기’ 등 젊은층을 겨냥한 디지털 소품이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길거리나 대형상가에 있는 닌텐도숍, IT스토리, IT딕셔너리 등 가전 소품점들은 협소한 매장에서도 월 5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대형유통업체들의 IT융합 매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기존 가전매장을 체험형으로 바꿔 지난 3월 새롭게 선보인 IT스토리의 경우 오픈후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지금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35%가 뛰었다. 비슷한 콘셉트로 문을 연 롯데마트의 ‘디지털파크’는 오픈 4개월여만에 6만여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롯데백화점측은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체험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전매장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