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갤러리 도스… 손경환‘NOPLACIA’展


손경환 작가의 ‘NOPLACIA’展이 오는 10월16일(수)부터 10월22일(화)까지 서울 팔판동 갤러리 도스에서 열린다.

미지의 대상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척 복잡한 과정일지 모른다. 공부할수록 대상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하는 것이 맞을 텐데, 오히려 보면 볼수록 더 뭔지 모르겠는 모순을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손경환 작가의 작업세계 안에서 그 모순은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고요한 태풍의 눈과 같은 요소로 작용한다.


그의 작업 대상은 푸른 하늘 너머 무중력의 어둠 속에 말없이 펼쳐져 있는 별과 성운의 천체(天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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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작가는 그것들의 실존과 환영에 대한 의문과 영감을 얻고 그것들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캔버스를 채운다. 특히 우주의 모든 것들을 스치며 끝을 모르고 달려가는 빛은 어찌 보면 멈출 때를 잊은 인간의 열망과 닮아있다. 우주선을 타고 대기권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중력의 세계에서 천체를 실물로 확인할 방법은 없기에 가장 쉽고 빠른 길을 찾는다면 결국 이미지로 접하는 방법뿐일 것이다. 그러나 픽셀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그 작고 단순한 이미지의 산 앞에서 작가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단순히 대상의 환영을 짜깁기한 것에 불과하진 않는지 자문한다. 실제와 그 허상 사이에서, 그런 의구심과 대상을 직접 마주할 수 없는 안타까움은 보이기만 할 뿐 결코 닿을 수 없는 사막의 신기루를 대할 때와 같다.

그러나 손경환 작가의 캔버스 앞에 서면 그 혼란 안에서도 작가가 그만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한정된 가산혼합의 점묘법의 전작들은 언제라도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릴 것 같은 아득함을 통해 허상에 관한 집요한 묘사를 보여주었다. 그와 달리 이번 작품들은 드로잉이나 템페라 등 새로운 시도와 함께 다채로운 색과 짙어진 농담(濃淡)을 사용함으로써 한결 자유로워진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손 작가는 관찰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의 감정을 형상화하여 회화라는 틀을 만들기 시작한다. 무중력의 공간 안에서 조용히 살아 숨 쉬는 우주의 풍경은 지금 그가 가고자 하는 미지의 길, 자신만의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에 대한 독자적 정의를 구축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암시한다. 손경환의 작품 속에서 그만의 빛은 이미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예술이라는 우주 안에서 그 빛이 어떤 속도로, 어디로, 언제까지 달려 나갈지 그 방향이나 기한을 함부로 추측할 순 없다. 하지만 앞으로 그가 도달할 아무도 가본적 없는 새 목적지, 그리고 그곳에서 완성될 다음 작품들이 이번 전시의 작품들과는 또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문의 02-737-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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