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온 봄이 빨리 오는 더위에 밀려 금세 달아날 전망이다. 아직 야외에서 봄 날씨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 사람들은 더 꾸물거리다 ‘2012년 봄’을 영영 잃어버릴 지도 모르겠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3일 서울에 19년 만에 눈이 내리는 등 이상 추위로 봄이 늦게 찾아온 가운데 더위가 빨라지면서 사람들이 체감하는 봄이 자꾸만 짧아지고 있다.
서울은 28일 낮기온이 21도를 보인 뒤 점차 기온이 상승해 30일에는 27도까지 올라가겠다. 5월 1~4일에도 25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다음 주 초여름 같은 날씨를 보이겠다. 강원도 춘천과 강릉, 대구 역시 다음 주중 한낮 기온이 27도에 달하고 충청ㆍ호남지방도 주 초반 25도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중부지방 더위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고기압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남쪽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평년 최고기온(19~24)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며 “보통 25도를 넘으면 사람들이 많이 덥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중순에도 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 현상이 나타나 평년(평균기온 15~19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봄과 초여름의 경계가 모호한 상태가 계속될 전망이다. 5월 하순이 돼야 북쪽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힘을 발휘하며 평년 이하의 기온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5월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기온과 날씨의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낮 더위와 함께 10도를 넘어서는 큰 일교차가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식중독과 소아질환에 유의할 것을 조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최근 3년간 식중독 발생환자 통계에 따르면 전체 환자수의 평균 44%가 4~6월에 집중됐다. 이 시기에는 학생들의 현장 활동과 수학여행이 많아지고, 가정이나 직장에서 야유회 등이 증가하는 한편 아침ㆍ저녁의 기온이 높지 않아 음식물 취급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져 식중독 발생이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약청 관계자는 “도시락 등 준비한 음식물은 조리 후 2시간 이내 신속히 섭취하는 것이 좋고 음식물을 차 트렁크 등에 장시간 보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도시락을 담을 때는 음식물을 식혀 용기에 담고 밥과 반찬은 가급적 따로 포장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맨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것은 금물이다.
일교차가 심하고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5~6월은 수두ㆍ볼거리ㆍ홍역 등의 각종 소아 전염성 질환발생에도 주의해야 한다. 모기의 활동성도 점차 높아지므로 생후 12개월~만12세 아동은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서두르는 게 좋다.
소아전염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은 반드시 비누칠해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깨끗이 씻고 사람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최상의 면역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