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판치는 'EBS 문패' 문제집

수능 한 달 앞두고 출판사 짝퉁 상술 기승<br>사교육 마케팅 수단 변질<br>수험생·학부모 혼란 초래

"곧 수능이라서 실전연습도 할 겸 풀어보려고요. EBS 문제가 수능에 많이 나온다니까…." 이주명(18ㆍ수험생)

"EBS라고 적혀 있는데 EBS 문제집 아니에요?" 박경화(46ㆍ주부)


수능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제집 출판사들의 상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70%에 달하는 EBS-수능 연계율 때문에 'EBS 연계'라는 이름을 달고 다양한 문제집이 출시돼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공교육 보완과 사교육비 경감을 목적으로 EBS 수능 연계를 강화하는데 되레 사교육의 또 다른 마케팅 수단이 되는 것이다.


A업체는 EBS 교재 100% 연계라는 이름으로 봉투 모의고사를 출시했다. 예약 판매 일주일 만에 인터넷 서점 예스24 주간 베스트에 등극했고 출시 일주일 만에 모의고사 분야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수험생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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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모의고사는 모의고사 형태의 문제집을 봉투에 밀봉해 수능 직전에 판매하는 문제집을 말한다. A사의 문제집에는 표지에 'EBS 연계'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을 뿐만 아니라 EBS 저자가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것도 밝히고 있다.

EBS 교재와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나 EBS 교재에 나오는 문학 작품, 영단어 모음은 물론 EBS 스타강사의 이름을 내건 국가영어능력평가(NEAT) 특강도 있다. 심지어 몇몇 업체는 EBS 연계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EBS 이름을 붙인 문제집이 남발되지만 정작 이를 규제할 방법은 없다. 단순히 EBS 문제를 분석하거나 재가공한 내용이라면 제목에 EBS를 표기하더라도 문제 제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BS 관계자는 "출판사를 제대로 명기하지 않거나 EBS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애매하게 문제집을 내는 경우에만 고발할 수 있다"면서 "EBS 출신 강사임을 내세워 문제집을 내거나 강의를 하는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계속해서 제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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