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의 90%는 5가지의 물질이 차지하고 있지만, 물성이나 가격 등 모든 측면에서 1938년에 개발된 나일론(폴리아마이드)을 뛰어넘는 소재는 없었다. 폴리케톤은 75년 만에 나타난, 나일론을 뛰어넘는 고분자 소재이다."
우상선 효성기술원장 사장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효성이 나일론 등장 이래 새로운 고분자 소재의 시대를 열게 됐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효성이 이같은 자신감을 같는 이유는 폴리케톤이 지닌 물질 특성이 기존에 개발된 플라스틱 엔지니어링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분야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폴리케톤은 나일론보다 2.3배 이상 우수한 충격강도와 2.5배 가량 높은 내화학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곧 충격 강도가 중요한 자동차용 휠 커버나 전기전자 커넥터, 엔진커버 등으로 쓸 때 기존 소재보다 매력적이라는 의미다. 화학물질을 담은 부동액 탱크나 연료탱크 마개 소재 등으로도 적합하다. 아울러 현존하는 고분자 소재 가운데 가장 단단한 소재인 폴리아세탈(POM)보다도 내마모성이 14배 뛰어나 전기전자 기기의 각종 기어나 부품으로 쓸 수 있다. 우 사장은 "섬유를 만들었을 때 질긴 정도를 나타내는 탄성 소재도 2배 이상이라 타이어코드나 산업용 로프, 호스에 폭넓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며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소재가 필요한 자동차는 물론 전기ㆍ전자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염물질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해 저렴한 가격에 원재료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생산 측면의 장점도 있다.
효성 측은 특히 폴리케톤이 기존에 없던 소재인 만큼 원천기술을 가진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 사장은 "폴리케톤은 미국과 일본의 수많은 기업들이 생산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분야"라며 "5년 정도의 ?裏?기간에 개발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닌 만큼 전문경영인이 활성화된 곳보다 오너 체제에서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개발 비결을 설명했다. 실제 효성은 2000년대 초 소재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라는 최고경영층의 지시를 받고 폴리케톤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현재 유럽의 100여개 거래처에 폴리케톤 시제품을 보내 품질을 인증받았다. 이원 효성 기술연구원 전무는 "지난해 3월부터 1,000톤의 생산설비에서 연속으로 차질없이 품질 균등성과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독일의 거래처에서 품질을 인증해 이미 일부 거래처는 폴리케톤을 활용한 제품을 카타로그에 실어 고객에게 소개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효성은 특히 2015년 효성이 본격 양산체제를 갖추면 세계 폴리케톤 생산 및 판매를 독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한 직접적인 부가가치는 1조원, 부품 및 완제품 등 전후방 산업을 포함하면 최소 10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다. 우 사장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만큼 부가가치가 높아 이를 자동차 부품에 적용할 경우 최초 폴리케톤의 원료와 비교할 때 26.7배의 부가가치를 올린다"며 "오염물질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 성장동력을 일궈내는 이른바 창조 경제를 구현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효성관계자는 "2015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은 66조원 규모로 폴리케톤 수지 제품화를 통해 해외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전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