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뒤 오르막 라이의 러프에서 시도한 미켈슨의 ‘플롭샷’은 약 3m 비행 뒤 사뿐히 착륙해 홀 쪽으로 굴렀다. 멈춰선 자리는 홀에서 불과 1m. 가볍게 버디를 챙긴 ‘쇼트 게임의 마스터’ 미켈슨은 마스터스 통산 4번째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ㆍ7,435야드)에서 끝난 올 시즌 남자골프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3라운드. 메이저 통산 4승, 그 중 마스터스에서만 3승을 쌓은 미켈슨이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버디 4개로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중간 합계 8언더파 208타로 단독 2위. 전날 공동 11위에서 9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9언더파 207타로 단독 선두인 페테르 한손(35ㆍ스웨덴)과는 불과 1타차. 한손과 미켈슨은 최종 4라운드 마지막 조에서 동반 플레이한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 21차례 마스터스 중 19차례나 마지막 조에서 우승자가 나왔는데 마스터스를 포함한 모든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스웨덴 출신 챔피언은 단 1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미켈슨은 또 지난 2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페블비치 내셔널프로암 최종 라운드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한 조에서 맞붙어 11타차로 대승했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한손은 미켈슨이 지난 2010년 라이더컵(미국-유럽 대항전)에서 2홀을 남기고 4홀차로 앞서는 완승을 거뒀던 상대이기도 하다.
미켈슨 다음으로는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ㆍ7언더파)과 버바 왓슨(미국ㆍ6언더파), 매트 쿠차(미국ㆍ5언더파)가 3~5위를 차지했고 기대를 모았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마스터스 통산 4회 우승의 우즈는 각각 1오버파 공동 27위, 3오버파 공동 38위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1ㆍ2라운드에서 우즈와 동반 플레이해 3오버파와 1언더파를 쳤던 ‘슈퍼 루키’ 배상문(26ㆍ캘러웨이)은 이날 보기는 3개로 막고 이글 1개, 버디 4개를 작성하는 분전으로 3타를 줄였다. 공동 33위에서 공동 19위까지 뛰어올라 톱 10 진입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배상문은 미국의 브랜트 스네데커와 한 조에서 4라운드를 치른다. 양용은(40ㆍKB금융그룹)은 2오버파로 재미동포 케빈 나(29)와 함께 공동 32위에 자리했고 최경주(42ㆍSK텔레콤)와 김경태(26ㆍ신한금융그룹)는 컷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