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이동통신3사가 기본료 인하에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망 구축에 따른 설비투자, 마케팅 비용 증가 등'3중고'를 겪으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통사들은 LTE 가입자 확대로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탈(脫)통신 신규사업으로 이 같은 실적 부진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날 실적을 발표한 KT의 지난해 매출은 21조9,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조9,570억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하며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2G 서비스종료 비용, 무선 및 전화부분 수익 감소 등 탓이다.
이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SK텔레콤의 지난해매출은 15조9,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1,350억원으로 6.3% 줄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9조2,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2,857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6.4%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이통3사의 무선사업부문 매출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SK텔레콤이 11조9,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줄어든 것을 비롯,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6조9,650억원, 3조4,120억원으로 1.3%, 1.9%씩 감소했다 통신3사의 무선사업부문 매출이 일제히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통신사 관계자는"지난해 4분기부터 적용된 기본료 인하로 매출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며 "올해는 3사 합쳐서 연간 5,000억~6,0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모두 통신요금을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만큼 실적 개선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의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접속료와 가입비를 제외한 ARPU는 SK텔레콤 3만2,558원, KT 2만8,826원, LG유플러스 2만6,196원 등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통3사의 ARPU가 하반기 이후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TE 상용화 초기인 지금은 마케팅 비용 등 때문에 쉽지 않지만 가입자가 일정 규모 이상 늘어나면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각 사가 추진 중인 신규 사업들이 제자리를 잡아가면 실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KT는 금융, 방송 등 비통신 영역과의 컨버전스를 통해 장기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며 SK텔레콤은 이동통신-플랫폼-반도체 간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사물지능통신(M2M), 클라우드 등 탈통신 서비스 발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