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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애플 처참하게 무너지나
애플 시대 저무나주가 6%폭락 4년만에 최악하루새 시총 349억불 날려삼성과 특허싸움 부담감 속 태블릿PC 점유율 하락 지속신제품도 없어 위기감 고조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애플이 태블릿PC 등 기존 제품에서는 구글에 밀리고 최대시장인 중국에서는 노키아의 도전에 직면했다." (블룸버그통신)
"애플 주가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대형 히트제품(home run)이 필요하다." (퍼포먼스트러스트캐피털의 브라이언 배틀 트레이딩 이사)
5일(현지시간) 미국증시를 애플 쇼크가 강타하자 나온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시가총액 1위인 애플 주가가 이날 전달보다 6.43%나 폭락하며 4년 만에 최대낙폭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349억달러가 증발했다. 지난 9월19일 장중 705.07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때와 비교하면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다.
문제는 이날 애플 주가가 급락할 만한 뚜렷한 대형 악재가 없는 가운데 투매사태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연말을 맞아 아이폰5ㆍ아이패드미니 등 대표 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올해부터는 배당도 실시하기로 하면서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주가강세를 예상하던 상황이었다.
이 같은 아이러니는 오히려 애플의 위기를 더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구글ㆍ노키아 등 경쟁사들에 밀릴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도 애플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 사후 뚜렷한 신제품이나 경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날 마켓워치는 애플의 주가급락에 대해 주가가 기술적 조정에 들어간 가운데 ▦내년 초반 판매부진 우려 ▦태블릿시장 점유율 약화 ▦삼성과의 특허전쟁에 대한 부담감 ▦신제품 부재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악재들은 애플이 앞으로도 쉽사리 돌파할 수 없는 장애물들이다.
퍼포먼스트러스트캐피털의 브라이언 배틀 트레이딩 이사는 "이는 단기적 흐름이 아니다"라며 "애플 경영진이 잡스 없이 회사를 어떻게 경영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시험으로 주가 700달러를 되찾기 위해서는 대형 히트제품이 필요하다" 고 진단했다.
하지만 애플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마켓워치는 "아이폰5와 아이패드미니에 대한 기대감이 올 들어 9월까지 주가상승에 70% 이상 기여했다"며 "하지만 이제 기존 제품은 모두 새로 출시됐고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TV는 결국 나오지 않았으며 더 이상 출시가 예정된 신제품은 없다"고 지적했다.
노키아가 중국 최대 이동통신 업체로 가입자가 7억3,000만명에 달하는 차이나모바일과 손잡았다는 소식 또한 애플에는 악재다. 현재 애플은 중국시장에서 2~3위 이동통신 업체인 차이나유니콤ㆍ차이나텔레콤을 통해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 제품의 전망도 밝은 편이 아니다. 시장조사 업체 IDC는 이날 올해 전세계 태블릿PC 출하량 중 43%를 구글 안드로이드 계열이 차지하고 애플의 점유율은 56.3%에서 53.8%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