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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8일] 아직 출구전략 꺼낼 상황 아니다
호주가 주요20개국(G20) 가운데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국제적으로 '출구전략'이 확산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연말께로 예측됐던 호주의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진데다 국제시장에서 다음으로 금리를 인상할 국가에 주로 인도와 한국 등이 지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호주의 금리인상을 본격적인 출구전략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자재 값 상승으로 올 들어 가장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호주나 인플레이션이 가시화하고 있는 인도 등과 우리 경제사정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호주와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해 9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가운데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실물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섣부르게 출구전략을 쓸 경우 경기회복 기미를 일거에 꺾을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최근에는 원화가치 상승과 시장금리 오름세라는 불안요인이 불거지고 심지어 미국ㆍ유럽 등의 경기회복세 부진으로 더블딥 불안감마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일부 호전된 경제지표도 재정지출과 저금리 등 정책효과에 힘입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재정정책 효과가 한계에 부딪치고 민간투자 위축과 소비부진이 지속되는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칠 경우 앞으로 더블딥에 빠지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사실 통화당국은 올 상반기부터 통화안정증권 발행 등을 통해 나름대로 유동성 회수에 나섰다. 여기에 금리인상이라는 초강수까지 겹칠 경우 경제에 매우 큰 충격을 줄 것이 확실시된다.
지금의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라마다 경제여건과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나라가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바로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출구전략을 위한 준비는 필요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경기상황과 전반적인 물가, 기업투자와 고용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금리인상의 충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G20 정상회의에서 아직 출구전략에 나서기는 이르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우리로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지켜야 할 책무도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