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잉글랜드-독일, 이번엔?=챔스리그는 국가대항전은 아니지만 각국 리그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은 빅 리그로 불리는 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 리그에 속한 팀들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최근 3년간 우승팀은 스페인과 잉글랜드·독일에서 차례로 나왔다. 그 가운데서도 최근 흐름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초강세다. 지난해 독일 두 팀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가 결승에서 만나는 등 최근 4년간 결승에 오른 8팀 가운데 4팀이 분데스리가 소속이었다. 반면 이탈리아 세리에A는 2010년 인터밀란의 우승을 끝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는 8강에 한 팀도 오르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올해 8강 최다 배출 리그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양강' 바르셀로나와 레알말고도 '돌풍의 핵' 아틀레티코가 8강에 들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우승팀이 나오면 2011년 바르셀로나 이후 3년 만이 된다. PSG는 1993년 마르세유 이후 프랑스 리그 소속으로서 21년 만의 챔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라울의 71골, 누가 먼저 깰까=챔스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은 라울 곤살레스(카타르 리그 알사드 소속)의 71골이다. 그는 과거 레알에서 66골, 독일 샬케에서 5골을 넣었다. 곤살레스의 기록 경신을 놓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가 다투고 있다. 메시는 67골, 호날두는 64골을 기록 중이다.
8강이 확정돼 이제 남은 경기는 8강 1·2차전부터 4강 1·2차전, 결승 단판 승부까지 5경기뿐. 물론 결승까지 간다는 가정에서다. 메시에게 5경기에서 5골 이상을 터뜨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호날두도 컨디션이 최고조라 5경기 8골 정도는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와 레알이 모두 조기에 탈락한다면 라울의 최다골 기록은 당분간 보존된다.
한편 올 시즌 챔스리그 득점왕 경쟁에서는 지난 시즌 득점왕 호날두가 13골(7경기 13골 4도움)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10골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PSG)와 8골의 메시, 7골의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우승 청부사 무리뉴, 세 번째 트로피 들까=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은 2004년 포르투갈 리그의 포르투를 챔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어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놓더니 2010년에는 인터밀란 감독으로 다시 한 번 챔스리그 정상에 섰다. 이후 레알 감독을 거쳐 EPL로 돌아온 첫 시즌에 무리뉴는 첼시를 8강에 올려놓았다. 레알 시절에도 3년간 내리 4강 성적을 냈던 무리뉴다.
챔스리그 세 번째 트로피를 바라보는 무리뉴 외에 페프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과르디올라는 2009년과 2011년 바르셀로나의 챔스리그 우승을 조련한 뒤 올 시즌부터 바이에른을 지휘하고 있다. 역시 올 시즌부터 레알 사령탑에 앉은 안첼로티도 2003년과 2007년 AC밀란(이탈리아)의 챔스리그 우승을 지휘했던 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