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소문 여의도 대하빌딩, 여야 당권주자 '북적'
박희태·정몽준·추미애등 후보 10명 경선캠프 차려
임세원 기자 why@sed.co.kr
"이곳은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때부터 명당으로 소문나 여야 할 것 없이 인기예요." (김성조 의원 보좌관)
서울 여의도의 한나라당 당사를 마주보고 있는 대하빌딩은 요즘 작은 의원회관을 방불케 한다. 명당이라는 소문과 함께 국회와 가까운 위치 덕분에 전당대회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이곳에 앞 다퉈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23일 개소식을 가진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을 포함해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전당대회 출마후보 10명이 대하빌딩에 경선 캠프를 열었다.
이곳에는 한나라당의 박희태ㆍ정몽준ㆍ허태열ㆍ공성진ㆍ김성조 후보와 민주당의 추미애ㆍ정균환ㆍ김민석ㆍ이상수ㆍ문학진 후보 등이 입주해 있다. 지난해에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 당시 정동영ㆍ이해찬ㆍ김두관ㆍ김혁규 후보와 대선 때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이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냈다.
이 건물이 인기가 높아진 것은 우선 김 전 대통령과 조순 전 서울시장이 이곳에 입주해 각각 대선과 시장선거에 승리하면서 '제왕의 기(氣)'가 있는 명당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몽준 의원 측 한 보좌관은 "명당이라니 앞으로 일도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보들이 국회와 가까운 지점에 몰려 있어야 언론에 노출되기 쉽다는 점도 이곳의 인기 요인이다. 선거를 앞두고 언론 홍보가 중요한 후보들 입장에서는 국회출입 기자들이 걸어서 도착해 한번에 취재할 수 있는 대하빌딩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명당이라는 소문 탓에 높아진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후보들은 오히려 이곳의 입주를 꺼렸다. 후보들은 일반적으로 1~2개월 동안 198㎡(60평) 넓이의 공간을 월 700만~800만원에 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도전에 나선 진영 한나라당 후보는 아예 자신의 지역구(용산)에 후원 사무소를 열었다. 같은 당 박순자 후보도 굳이 명당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다른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