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기침체 막는 데 최선 다하는 美聯準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0일 연방기금 금리를 또다시 0.50%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22일 0.75%포인트를 전격 인하한 데 이은 추가 인하로 미국 기준금리는 불과 8일 만에 1.25%나 인하됐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금리인하 시기 및 폭을 놓고 이견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FRB가 초고속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경제사정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4ㆍ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에 그쳤다. 3ㆍ4분기 성장률 4.9%는 물론 당초 전망치 1.2%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상황은 더욱 어둡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에서 “주택시장의 위축이 심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고용시장도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FRB가 불황타개를 위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오는 3ㆍ4분기 2.5%까지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한국 콜금리와의 격차는 2%포인트로 벌어져 한국은행도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재정거래를 노린 해외 단기자금 유입이 늘어 환율불안 등 금융시장의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하는 다른 나라의 정책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자 홍콩도 곧바로 정책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유럽과 캐나다 등 다른 나라도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은도 이제는 금리인하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소비나 투자ㆍ수출 등 주요 지표들이 더 나빠지기 전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 고유가ㆍ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물가불안이 없지 않으나 코스트푸시 인플레이션에 금융긴축은 사태를 악화시키게 된다. 정책은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미국이 금리인하와 세금환급 등 잇따른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맥을 못 추는 것은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더구나 금융시장의 불안은 날로 증폭되고 있고 실물경제의 파장도 커지고 있다. 한은도 선제적인 금리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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