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업계 최대 성수기인 연말 대목을 앞두고 디아지오코리아가 잇단 악재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15일 국세청 및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세무당국이 무자료 거래가 의심되는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세금탈루 조사를 벌인 가운데 디아지오 코리아가 무자료 거래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1차 거래선인 도매상이 주대상이었으나 조사 과정중에 주류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가 물류센터에서 무자료 주류를 운반하다 현장에서 세무 공무원에 적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자료 거래가 적발되면 출고량 감량 조치 또는 최악의 경우 주류 생산 및 유통 면허 정지까지도 가능하다.
이 같은 악재로 인해 그 동안 디아지오코리아는 34.4%의 점유율로 1위인 진로발렌타인스(36%, 10월까지 연간 누계)와 엎치락 뒤치락 해오다 국세청이 조사를 벌인 10월에는 월 점유율이 수년만에 처음으로 30% 아래(29.5%)로 급락했다.
이와함께 9월초 디아지오코리아가 알코올도수 20도로 출시한 프리미엄 증류주 ‘자작나무’도 출시 두 달이 지나도록 시장에서 유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출시 당초 디아지오측은 자작나무가 알코올도수나 병 모양 등은 기존 소주와 유사하지만 주세법상 소주가 아닌 일반 증류주인 만큼 틈새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기존 소주와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에서 제품이 거의 보이지 않자 소주업계도 “제대로 유통시키지도 못할 제품을 왜 냈는지 모르겠다”며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디아지오 코리아는 또 올 하반기 성수기에 주력 브랜드인 ‘윈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상어를 활용한 티저 광고를 내보냈다. 그러나 윈저가 새 브랜드나 리뉴얼을 한 것도 아니면서 티저 광고를 내는 게 적절치 않다는 내외의 반응이 나오자 당초 2~3차례 연작 시리즈로 계획했던 티저 광고를 슬그머니 접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위스키업계는 월 매출이 평월의 20%이상 늘어나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디아지오 세무조사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상승곡선을 그리던 위스키 시장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10월에는 전년대비 13%나 마이너스 신장세를 기록했다”며 “연말 성수기에 업계가 위축될 수 있어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